우승 포인트는 역시 '클러치 박'...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 기억에 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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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전문가들로부터 "5~6위 정도"라는 혹평받았던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2위 현대건설과 1위 흥국생명까지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역대 여자부 포스트시즌 최장 경기(158분)의 혈전을 펼치며 우승컵을 들었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회 우승은 박정아와 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 현대건설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 등 3명이 함께 보유한 최다 타이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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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전 무대도, 아니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도 기대하지 않았어요”
시즌 전 전문가들로부터 “5~6위 정도”라는 혹평받았던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2위 현대건설과 1위 흥국생명까지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역대 여자부 포스트시즌 최장 경기(158분)의 혈전을 펼치며 우승컵을 들었다. 박정아는 "우리도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몰랐다. 정말 우리가 이긴 게 맞느냐”며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로공사는 앞선 1, 2차전을 내주고도 3~5차전을 내리 따내며 우승하는 '리버스 스윕승'을 역대 최초로 거뒀기 때문이다.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박정아였다. 고비 때마다 득점해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정아는 이날도 5세트에서 6점을 올렸는데 특히 매치포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는 15점째 득점도 박정아가 만들었다.
앞서 13-12에서는 더 극적이었다. 당시 박정아는 블로커 3명을 앞에 두고 공격했는데 첫 판정은 박정아의 공격 득점(인 판정)이었지만, 흥국생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아웃 판정’을 끌어내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런데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이 ‘블로커 터치 아웃’으로 재판독 요청을 했고 느린 화면에 상대 블로커 옐레나의 손에 공이 스치는 모습이 잡혔다. 13-13이 될 뻔했던 점수가 14-12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박정아는 “사실 공이 내 손에 정확하게 맞지 않아서, 나도 아웃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김종민 감독도 “박정아의 득점을 확신하진 못했다. 다만, 워낙 중요한 상황이었던데다, 각도상 터치 아웃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일단 판독을 요청했다”라며 웃었다.
그리고 14-13에서 퀵 오픈을 성공해 경기를 끝냈다. 박정아는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 선배가 끝까지 몸을 날려 디그를 해내는 줄 알았다. 공이 코트에 닿기 직전까지 긴장했다”고 떠올렸다. 당시 김해란이 몸을 날려 공을 건드리긴 했지만, 공은 엔드라인 밖으로 날아갔다. 도로공사의 우승 포인트였다.
동시에 박정아의 개인 통산 5번째 우승도 확정됐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회 우승은 박정아와 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 현대건설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 등 3명이 함께 보유한 최다 타이기록이다. 박정아는 "긴 랠리가 많아 사실 너무 지친 상태였다. 그런 적이 없는데 오늘 5세트 막판에는 제발 내게 공이 올라오지 않길 바랐다. 그런데 세터 이윤정이 또 내게 공을 줬다. 다행히 득점했다. 정말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인천 삼산체육관은 흥국생명의 열띤 응원으로 유명하다. 이날도 6,125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대부분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홈 팬이었지만 약 1,000명의 도로공사 응원단도 기세에 밀리지 않았다. 1, 2차전 때 흥국생명 팬들의 함성에 주눅 들었다고 털어놨던 박정아는 "5차전에서는 기죽지 않았다. 홈인지 원정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우리 팬들이 열심히 응원해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비시즌에 국가대표 차출 등으로 체력을 소진한 박정아는 이번 시즌 초 대상포진에 걸려 고전했다. 그러나 점점 공격력을 끌어올려 득점 8위(526점)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챔프전에선 1, 2차전에는 10점씩 올리며 주춤했지만, 3차전 24점, 4차전 20점, 5차전 23점을 올렸고 우승 포인트까지 냈다.
우여곡절과 해피 엔딩이 혼재한 이번 시즌은 박정아에게 어땠을까? 박정아는 "건강 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는데 결국 잘 이겨냈다"며 "5번의 우승 모두 좋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이번 5번째 우승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인천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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