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보이 슬립스' 최승윤 "무용과 연기는 쌍둥이죠"
"닥치는 대로 차기작 오디션…코미디·시트콤 도전해보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1990년대 낯선 이국땅으로 떠난 싱글맘 소영과 아들 동현의 이야기를 그린다.
캐나다 독립영화인 이 작품은 한국계 이미 2세대인 앤서니 심 감독의 반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지역 국제영화제와 비평가협회 등으로부터 작품상, 관객상 등을 연달아 받으며 24관왕에 올랐다.
특히 소영 역의 배우 최승윤은 첫 장편 데뷔작임에도 안정적이면서 섬세한 연기로 아프리카 마라케시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예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국제영화제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그는 정식으로 연기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다.
최승윤은 무용가 출신이다. 5살에 무용을 시작했고, 대학에서 클래식 발레를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여러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여왔다. 국립현대무용단과 베를린 탄츠파브릭, 유러피안 랩 포럼 등에 초청을 받기도 한 실력파 무용가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한 사무실에서 만난 최승윤에게 발레리나에서 배우로 전향한 사연을 묻자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면서도 "(배우로서) 그 기회가 저한테 왔고, 제가 (도전에 대한) 마음이 열려있었다"고 돌아봤다.
"작품 활동을 하는데 무대보다는 다른 매체를 찾았던 거 같아요. 단 한 번 열리는 무대가 매력적이어서 무용을 했는데 어느 날 그게 허무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화가는 그림을 남기고, 음악가는 음악을 남기듯 저도 무언가 남기고 싶더라고요. 근데 '댄스 필름'은 찍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른 장르를 찾고 싶었어요."
그가 배우라는 타이틀 도전에 처음 나선 건 2015년 웹드라마 '두 여자 시즌1'을 통해서다. 이후 친구들과 함께 만든 페이크 다큐 'DXYZ: 최승윤 배우 만들기 프로젝트'가 에미상 숏폼 시리즈 부문 후보에 오르고, 무용가의 삶을 다룬 픽션 다큐 '아이 바이 유 바이 에브리바디'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얼굴을 알렸다.
'라이스보이 슬립스'라는 영화를 만난 건 수킴 캐스팅 감독과 인연 덕분이다. 전작에서 최승윤의 연기를 눈여겨본 수킴 감독이 이 작품의 오디션 참여를 제안했고, 장편영화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그는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앤서니 심 감독은 5번의 오디션 끝에 최승윤을 낙점한 뒤"소영 역에 확신을 심어준 배우는 최승윤이 유일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인답지 않게 배어 나오는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 비결은 뭘까.
"무용을 배운 경험이 제 몸에 남아 있어 연기하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된 거 같아요. 자기 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있다고 할까요. 늘 생각하는 것은 무용과 연기가 마치 쌍둥이 같다는 거예요. 다만 하나 다른 것은 연기는 성대, 목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워밍업을 할 곳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죠."
그는 배우로 주목받고 있지만, 안무가로서 무대를 떠난 것은 아니다.
19일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스크린에 오르면 사흘 뒤인 22일에는 오랫동안 같이 작업을 해온 이양희 안무가와 함께 공연에 나선다. 이양희 안무가는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배우 최승윤만이 아니라 무용도 하는 예술가? 너무 거창한가요. (웃음) 요즘 일정이 바빠서 준비를 많이 못 했지만, 열심히 해보려고요."
'라이스보이 슬립스' 이후 미국의 유명 기획사와 계약을 맺게 됐다는 최승윤은 차기작 준비에도 나선 상태다.
"닥치는 대로 오디션을 보고 있다"는 그에게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지 물었다.
"영화를 너무 좋아해요. 장르 가리지 않고서 영화를 많이 보는 편입니다. 코미디나 시트콤을 해보고 싶어요. 사람을 웃기는 게 울리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잖아요. 어려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해학이라고 할까요. 가볍게 웃어버리게 만드는 게 더 어려운 예술 같습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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