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찰, ‘강남 납치·살인’ 배후 의심 재력가 구속영장 신청

김나연 기자 2023. 4.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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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 및 살해 사건 용의자 3인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수서경찰서는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3시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주범 이경우(36·구속)에게 착수금 명목의 돈을 주며 피해자 A씨(48)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강도살인교사)를 받는다. 경찰은 유씨 부부가 2021년 이경우에게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건넸고, 범행 직후에도 접촉한 정황을 확보해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씨를 체포했다.

이경우는 지난달 29일 밤 범행 직후부터 31일 오후 체포되기 전까지 두 차례 유씨를 만나 6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씨 부부가 2021년 이경우에게 건넨 4000만원이 납치·살인 착수금이고, 이경우가 범행 직후 추가로 요구한 6000만원은 성공보수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경우와 최근까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납치·살인을 벌인 사실 자체를 몰랐다며 살인교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씨의 변호인은 “범행 전 이경우에게 준 4000만원 중 3500만원은 2021년 변제기간 5년과 이자율 2%로 빌려준 돈이고, 범행 후 이경우가 요구한 6000만원도 주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유씨 부부와 피해자 A씨가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해 각종 민형사 소송으로 얽힌 관계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경우는 2021년 2월쯤 한 암호화폐 폭락으로 손실을 입자 유씨의 아내 황모씨를 찾아가 1억900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빼앗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헤딩 암호화폐 투자홍보를 담당한 A씨도 함께 수사받았으나 불송치 결정이 났다.

이후 이경우는 유씨 부부와 화해한 반면, A씨는 유씨 부부와 각종 소송전을 벌이며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부부는 2021년 10월쯤 1억원 상당의 암호화폐 이더리움으로 투자한 코인을 받지 못했다며 A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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