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1개 800만원 꼴…정자교 '부실점검' 의혹 합동감식서 드러날까

최대호 기자 2023. 4. 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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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보행전용 도로에 지지버팀 다리가 없어서 항시 그런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교량)정밀 진단 시 현행 규제에 맞는 기준과 최신 공법을 적용할 것과 성남시 내 교량 211개소 모두에 대한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겠다."

정밀점검의 경우 교량 1개소당 수천만원의 비용 소모가 불가피한데, 통상에 비해 너무 저렴한 비용으로 정밀점검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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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진단비용 통상보다 저렴·점검서 보행로 제외 등 지적
지난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일부 구간과 난간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 소방 대원 등이 분주히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성남=뉴스1) 최대호 기자 = "교량 보행전용 도로에 지지버팀 다리가 없어서 항시 그런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교량)정밀 진단 시 현행 규제에 맞는 기준과 최신 공법을 적용할 것과 성남시 내 교량 211개소 모두에 대한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겠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6일 성남시 분당구 수내교, 불정교, 금곡교 등을 둘러본 후 한 말이다. 그간 교량 안전을 담보하는 진단·점검이 부실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이다.

신 시장이 둘러본 수내교와 불정교는 지난 5일 지반침하 현상이 있다는 민원신고가 경찰과 성남시에 잇따라 접수되면서 양방향 통행이 통제된 교량이다. 불정교는 도로·보행로가 전면 통제됐고, 수내교는 보행로만 통행을 금지됐다.

지난 5일 정자교 보행로 구간이 붕괴하면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이뤄진 조치다.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분당구는 2021년 5월 교량 20개소를 대상으로 정밀점검을 실시하면서 1억7000만원 상당을 사용했다. 교량 1개소당 800만원 남짓한 금액이다. 이를두고 학계에서는 사실상 서류 점검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밀점검의 경우 교량 1개소당 수천만원의 비용 소모가 불가피한데, 통상에 비해 너무 저렴한 비용으로 정밀점검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일부 구간과 난간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교량 점검 시 보행로 부분을 제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당구는 2021년 정밀점검에 이어 지난해 8월~11월 지역 교량 180개를 대상으로 정기안전점검을 벌였다. 당시 점검은 외부업체가 분당구로부터 용역을 받아 진행했다.

보행로가 무너진 정자교도 당시 외부업체가 진행하는 안전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점검 결과, 정자교는 A~E 등급 중 2번째인 B등급(양호) 판정을 받았다. 결과표에는 '구조물의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손상이나 중대 결함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주요 점검 항목에는 교대 및 교각, 교면포장, 난간 및 연석 등 차도 위주 점검만이 이뤄졌고 붕괴 사고가 난 '캔틸레버'(cantilever, 보1개의 다리) 형태의 보행로는 포함돼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캔틸레버 형식의 보도교란 한쪽 끝은 교량에 부착돼 있지만 반대 쪽 끝은 밑에서 하중을 받치지 않은 채 설치된 보도교를 말한다.

무너진 보행로는 2021년 정밀안전점검 당시 과업지시서에도 안전점검 시설물 범위에 따로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불정교가 차로와 보행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성남시는 붕괴 사고가 일어난 정자교와 더불어 민원이 많이 들어온 불정교·수내교, 총 3개 교량에 대해 우선적으로 정밀안전점검을 후 통행 재개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2023.4.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한편 정자교 붕괴 사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유관기관과 현장 합동감식에 나선다.

감식반은 보행로 붕괴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한다. 철근, 콘크리트의 현장 상태와 특히 붕괴 지점의 상수도관 파열 등을 살펴 감정에 필요한 것들을 수집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도관 파열과 교량 붕괴의 선후관계, 붕괴지점 인근에 쓰러져있는 신호기가 보행로 붕괴에 영향을 줬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5일 오전 9시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정자교 보행로 부분이 무너지며 위를 지나가던 행인 두 명이 탄천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20대 남성 B씨는 중상을 입고 현재 아주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붕괴된 정자교는 1993년 준공, 30년된 다리다. 길이 110m, 폭은 26m로 교량 양옆으로 각 3m씩 보행로가 있다. 보행로는 교량 준공 시 차량이 다니는 주 교량과 상판을 연결해 설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량은 차도와 보행로 일체형으로 지어졌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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