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알고 있었어'...'대투수'는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개인 통산 160승에 도전하던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이미 우천 취소를 예견하고 있었던 걸까
6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모두 의미 있는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은 현재 통산 159승을 기록하고 있었고 이날은 KBO리그 역대 3번째 통산 160승 도전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리고 KT 선발투수 보 슐서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다.
이날 수원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비가 내렸다. 그러나 충분히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2회말 KT 공격이 들어가기 전 빗줄기가 굵어졌다. 주심들은 마운드에 모여 KIA 양현종과 대화를 나눈 뒤 오후 7시 1분 경기를 중단시켰다. 양현종은 아쉬운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왜냐하면 이날 양현종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이다. 1회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조용호와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우천 중단이 선언된 뒤 야구장에는 대형 방수포가 씌워졌고 양 팀 선수들은 날씨를 지켜보며 기다렸다.
40여 분 후 KIA 더그아웃에서 양현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양현종을 본 KT 선수들은 깜짝 놀랐다. KT 선수들은 왜 양현종을 보고 놀랐던 것일까?
양현종이 이미 퇴근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는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KT 더그아웃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유니폼을 가리키며 웃었다.
오후 7시 42분 양현종의 예상대로 심판진들은 노게임을 선언했다. 우천 취소가 되자 KT 선수들은 이미 우천 취소 노게임을 예상한 양현종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놀라워했다. 이후 양현종은 KT 선수들과 인사한 뒤 야구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한편, KIA-KT의 수원 주중 3연전은 모두 취소됐다. 하지만 양 팀 모두 웃을 수 있는 취소다. KT는 소형준, 엄상백, 김민수, 주권 등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마운드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3경기 연속 취소로 한숨 돌렸다. KIA도 우천 취소가 반갑긴 마찬가지다. 김선빈, 김도영, 나성범 등 야수들의 부상으로 고민이 많던 KIA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양 팀은 이제 광주와 부산에서 두산과 롯데를 상대를 상대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우천 취소를 예상한 양현종.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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