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 中 반격…반도체 M&A도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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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간 '힘겨루기'가 날로 심화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반도체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최근 중국 반독점당국이 미국 기업과 관련된 다수의 M&A 건에 대한 심사에서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미국의 인텔이 이스라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타워세미컨덕터, 미국 칩 제조기업 맥스리니어가 대만 실리콘모션의 인수를 결정하고 중국 규제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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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美 수출 통제에…中 M&A 늑장 심사로 보복
일각선 승인 빌미로 자국 기업 특혜 요구 우려도
삼성 등 M&A 추진 기업, 中 규제가 중대 고비로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간 '힘겨루기'가 날로 심화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반도체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미국이 잇달아 수출 통제 조치를 감행하자 보복성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M&A) 승인을 늦추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국의 '어깃장'이 M&A 시장에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7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최근 중국 반독점당국이 미국 기업과 관련된 다수의 M&A 건에 대한 심사에서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미국의 인텔이 이스라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타워세미컨덕터, 미국 칩 제조기업 맥스리니어가 대만 실리콘모션의 인수를 결정하고 중국 규제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인텔은 올해 1분기 중 타워세미컨덕터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아 인수 시점을 상반기로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앞서 중국에서 판매되는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사이버보안 조사에 나서면서 미국과 주변국들을 상대로 경고에 나섰다. 또 세계무역기구(WTO)에는 미국·일본·네덜란드의 첨단 반도체 장비의 수출규제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中 M&A 심사 '무기화'…늑장 심사에 계약 포기 잇달아
대형 M&A가 중국의 어깃장으로 무산된 사례도 있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지난 2021년 일본 반도체 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를 인수하려다 포기했다. 심사 고의 지연 기간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면서 인수대금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또 미국 퀄컴이 세계 2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 NXP를 인수하려다, 중국 당국이 2년 넘게 승인을 내주지 않아 결국 2018년에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M&A 빌미 무리한 요구할 수도
실제로 SK하이닉스의 경우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 발표 1년2개월 만인 2021년 12월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심사 대상 8개국 중 가장 마지막으로 허가가 난 것이다.
그러면서도 '제3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도우라'는 등 이례적인 6가지 조건을 요구한 바 있다. 당국은 특정 기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중국 기업의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진출을 지원하라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앞으로도 해외 기업의 M&A를 볼모로 이같이 자국 기업을 위한 단서 조항을 요구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M&A, 미중 갈등에 '안개 속' 전망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M&A는 잘 진행되고 있으니 좋은 소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M&A는 가장 중요한 성장 전략인 만큼 앞으로 중국의 규제 심사는 M&A 추진 시 응당 겪어야 할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컨설팅사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에이미 셀리코 대표는 "중국이 외국 기업들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줄어드는 가운데 글로벌 인수합병에 대한 중국 당국의 승인을 얻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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