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벅도 접수한 매일유업, '탈우유' 꿈 이룰까

김아름 2023. 4. 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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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대체유·성인단백질 시장 공략
감소하는 우유 시장 외 성장동력 찾아
그래픽=비즈워치

매일유업의 '탈우유'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아몬드브리즈와 어메이징오트를 내세운 대체유 시장, 자회사인 매일헬스뉴트리션의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를 통한 성인건강식 시장을 통해 신선유 비중을 줄이는 중이다.

6000개 중국 '스벅' 잡았다

매일유업은 지난 4일 스타벅스차이나와 아몬드브리즈 바리스타 제품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6000여개 전 매장에 단독으로 아몬드 대체유를 공급하는 계약이다. 이달부터 중국 스타벅스 전 매장에서 매일유업의 아몬드브리즈를 사용한 메뉴가 판매된다. 

매일유업은 아몬드브리즈에 이어 자체 오트음료 브랜드인 어메이징 오트도 스타벅스차이나에 공급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차이나는 현재 스웨덴의 오트 대체유 '오틀리'를 사용하고 있다. 어메이징오트는 이르면 상반기 중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중국에서 아몬드브리즈와 어메이징오트를 이용한 메뉴가 팔리기 시작하면 매일유업의 매출 규모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스타벅스 매장을 보유한 국가다. 지난해에만 25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스타벅스차이나는 오는 2025년까지 중국 내 매장을 90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 스타벅스의 전체 매장 수 만큼의 매장이 매년 새로 생겨나는 셈이다. 식물성 음료 수요도 많다. 중국은 지난해 20조원 수준이었던 전세계 식물단백음료시장의 41%를 차지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국내도 놓치지 않는다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하다. 국내에 식물성 대체유라는 카테고리를 알린 아몬드브리즈는 연 매출이 1000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전까지는 '마시는 사람만 마시는' 음료였지만 최근 들어 식물성 음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어메이징오트 역시 수입산 오트 대체유들 사이에서 선전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운영 중인 폴바셋은 물론 한국 스타벅스, 카페베네에서도 어메이징오트를 사용해 오트 음료를 만든다. 

한 대형마트의 대체유 코너/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식물성 대체유의 국내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유 시장 규모는 2021년 6942억원으로 4년 전 대비 23% 성장했다. 2026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세는 대부분 오트 대체유가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할 일은 많다

매일유업이 전개하고 있는 '탈우유' 사업은 이밖에도 많다. 우선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의 셀렉스가 있다. 셀렉스는 국내에 성인 대상 단백질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 제품이다. 일동후디스의 하이뮨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12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폴바셋, 12개 매장이 있는 크리스탈제이드, 식빵 브랜드 '밀도'를 운영하는 엠즈베이커스 등 외식사업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폴바셋은 매출 1000억원대에 영업이익률이 7%(2021년 기준)인 알짜 브랜드다. 

매일유업은 중장기적으로 현재 80% 수준인 유가공 매출 비중을 낮춰 '우유 전문 기업' 이미지를 벗겠다는 계획이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아 대상 매출 비중이 높은 우유 산업은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사명에서 '유업'을 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의 어메이징오트/사진제공=매일유업

실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분유 시장 규모는 5년 전보다 30% 이상 감소한 2897억원에 머물렀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만큼 반등 여지도 높지 않다. 우유 역시 마찬가지다.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5kg에서 2020년 31.8kg으로 12.9%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흰우유를 중심으로 한 유가공 산업은 성장이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가공 기업들도 성장을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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