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은행원이 바라본 은행의 위기

양진경 하나은행 둔산골드클럽 PB팀장 2023. 4. 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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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행은 괜찮아요? 안 망해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미국발 은행 위기가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 은행 유동성 위기를 거처 독일 최대 투자은행 도이치뱅크 유동성 위기 우려로 이어지며 사람들의 불안심리는 극대화 됐다.

실제 미국에서 금융 위기 때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뿐 아니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1위부터 4위까지 모든 은행이 흔들렸었다.

SVB는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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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경 하나은행 대전영업부 PB팀장

"이 은행은 괜찮아요? 안 망해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미국발 은행 위기가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 은행 유동성 위기를 거처 독일 최대 투자은행 도이치뱅크 유동성 위기 우려로 이어지며 사람들의 불안심리는 극대화 됐다. 정말 은행이 망하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은행이 다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은 다수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2008년 때와 같은 금융위기는 아니라고 본다. 실제 미국에서 금융 위기 때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뿐 아니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1위부터 4위까지 모든 은행이 흔들렸었다. 지금의 은행상황이 충격적이기는 하나 적어도 금융위기가 아니라는 것은 일단 각 은행들의 문제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먼저 실리콘밸리(SVB)는 왜 파산하게 됐는지 살펴보자. SVB는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다. 고객의 대부분 IT관련 벤처기업이다.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투자자들이 IT 벤처기업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투자금은 SVB에 예치된다. 자금이 넘치는 벤처기업들은 대출이 필요없다. 결국 SVB는 투자자금으로 장기채권을 매입한다. 그러나 지난 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손이 발생하고 상황이 어려워진 벤처기업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자금인출을 요청한다. SVB는 자금을 융통하지 못한 채 장기채권들을 매도하게 된다. 그러다 너도나도 자금을 인출하는 뱅크론 사태가 벌어지고 SVB는 무너졌다. 이처럼 SVB는 특정한 고객층에 대한 의존도가 컸으며 장기채에 대한 투자 운용이 너무 방만했다.

그럼 크레딧스위스(CS)는 어떤가? CS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윤리 및 건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 작년에도 파산 이야기가 있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원을 해줬다. 문제는 사람들의 심리가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신뢰도가 떨어진 기업과 함께하면 같은 부류로 취급받을까 하는 우려에 함께하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상업은행이자 CS의 최대 투자자인 SNB가 CS에 추가금융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도이치뱅크는 CDS프리미엄이 급등해 생긴 문제다. CDS란 채권자가 제3의 금융회사에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보증의 대가로,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라 할 수 있다. 즉, CDS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이치뱅크는 2018년부터 구조개선으로 이익 잘나는 은행으로 전환했으나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한국의 금융시장은 안전한가? 우리는 IMF를 거치면서 부실은행의 퇴출이 한 차례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고객층이 다양하고 자본비율에 대한 규제가 탄탄하다. 레고랜드 사태 때도 금융위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은행으로 작년 4분기 중에만 40조가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사람들은 시장상황이 어려울 때 규제가 보다 강한 안전한 곳을 찾게 된다. 적어도 우리나라 대형 시중은행은 파산의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단, 최근 정부에서 규제완화를 통해 금융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효율성은 있을 수 있으나 요즘 같은 시국에서는 오히려 금융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해본다. 외국의 사례를 교훈 삼아 자유경쟁에 앞서 금융소비자를 위한 체계적 안전 시스템을 만드는 데 많은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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