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굴딩, 1980년대 우리가 좋아했던 노래에 대한 러브레터
기사내용 요약
다섯 번째 정규 음반 '하이어 댄 헤븐' 발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게끔 만들었다. 여러 사람들과 마음껏 숨 쉬고 웃고 먹고 마시고 그리고 노래하던 때를.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도 많은 이들이 여러 방식으로 과거를 소환하는 이유일 것이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엘리 굴딩(37)이 7일 다섯 번째 정규 앨범 '하이어 댄 헤븐(Higher Than Heaven)'에선 1980년대 음악 즉 파워 발라드, 영국 블루스 록 밴드 '플리트우드 맥', 스웨덴 팝 그룹 '아바'의 음악적 영향을 느끼실 수 있다.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던 팝 음악에 대한 러브레터"다.
시아·엘턴 존과 작업한 그레그 커스틴, 찰리 XCX·이어스 & 이어스(Years & Years) 등과 작업한 제시 샷킨 등이 참여한 음반은 다채로운 신스·일렉트릭 사운드, 밝은 멜로디, 심장을 쿵쿵 뛰게 만드는 베이스의 조화가 굴딩의 몽환적인 음색을 타고 행복한 공간감을 빚어낸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주제곡 '러브 미 라이크 유 두(Love Me Like You Do)', 영화 '어바웃 타임' 주제곡 '하우 롱 윌 아이 러브 유(How Long Will I Love You)'으로 유명한 굴딩의 특기는 발라드다.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인데 이번 앨범엔 우울한 분위기가 전혀 없다.
'큐어 포 러브(Cure For Love)' '바이 더 엔드 오브 더 나이트(By The End Of The Night)' 등의 수록곡들엔 현실에서 탈출해 행복으로만 가득 찬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녀의 의지가 반영됐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진정한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앨범명과 동명 트랙인 '하이어 댄 헤븐'은 처음으로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을 때 기분을 잘 표현해 주는 곡으로 신비로운 어떤 여름날 저녁 풍경을 연상케 한다.
감히 잴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행히도 시(詩)나 노래가 있다. 사랑을 사랑 자체의 몫으로만 남겨둬야 하지 않겠는가 싶을 때 이들이 특권을 누린다. 굴딩의 노래도 그런 경우에 포함된다. 최근 화상으로 국내 언론과 만난 굴딩은 "이 세계에서는 당연히 사랑만이 우리에게 가질 수 있는 어떠한 해결책 혹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전 세계 많은 팬들이 바라던 앨범입니다.
"이번 앨범은 제가 팬데믹 락다운(봉쇄령)이 영국에서 끝난 직후에 친구들과 시골에 있는 스튜디오에 모여서 작업을 한 앨범인데요. 당시 저는 옥스포드셔(Oxfordshire)라는 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락다운이 끝난 직후에 제작한 앨범이기 때문에 굉장한 행복 혹은 기쁨 그리고 사랑 등 섬세한 감정들을 많이 담으려 했습니다."
-새 앨범 발매까지 약 2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에 팬데믹, 환경문제, 천재지변 등으로 전세계가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어떻게 지냈고, 이 시기가 당신의 음악(앨범)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락다운 시기 중간에 네 번째 앨범 발매를 했어요. 그땐 발매 직후 활동을 못해서 힘들었습니다. 특히 팬이랑 연결될 고리가 없어서 더 힘들었는데요. 다만 조금 더 자유롭게 휴식의 시간을 취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전 워커홀릭적인 기질이 강합니다. 앨범을 발매하면 환경 등 여러 가지 액티비즘 운동을 벌이곤 하는데요. 락다운 기간엔 집에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베이킹, 기타 연주, 독서 등이요. 아기를 출산하기도 했고, 또 이번 앨범을 작업하기도 했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요.
"사실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드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딱히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어요. 다만 시기적으로 제가 임신을 하고 있었던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있었는데요. 너무 많은 기대를 했지만 동시에 무엇을 예상해야 할 지 몰라 체력적으로도 잠이 부족한 시기가 많았죠. 좀 피곤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신선한 작업 과정이었고 그 덕분에 재미를 느꼈습니다. 함께 작업한 사람들과 케미스트리도 좋았죠."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졌다'가 이번 새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들었습니다. 앨범명을 왜 '하이어 댄 헤븐'이라고 지었나요.
"어딘가로 도망을 친다거나 어떠한 세계 혹은 공간으로 도피를 할 수 있다는 주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우리에게 어떠한 굉장히 기쁨을 준다거나 이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을 들음으로써 굉장히 좋은 기분을 느끼고 그로 인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좋았고요. 사랑이 전부인 어떤 세상 그리고 거기엔 고통 혹은 실연의 아픔이 없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곡을 썼습니다. 음악을 통해 초현실적인 세계를 추구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보이스 컬러가 강점인데 이번 선공개 싱글들에선 좀 더 강렬한 보컬라인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존 보컬과 가장 다르게 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먼저 저는 목소리를 노래에 맞춰서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요. 마법사나 카멜레온 같다는 생각도 하죠. 노래의 분위기에 따라 굉장히 파워풀한 음색을 낼 수도 있고, '미라클'이라는 곡에서처 부드럽게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보컬리스트로서 가장 좋은 점은 제가 제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목소리로 특정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데, 톤이나 목소리의 조절은 고의적일 때도 있고 고의가 담기지 않을 때도 있죠. 다만 활동을 하면서 깨달았던 점이 있어요. 음악을 들으시는 분이 제가 예상치 못한 다른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는 걸요."
-케이팝(K-pop) 걸그룹 '레드벨벳'과 '클로즈 투 미(Close To Me)'(Remix)로 협업한 적이 있어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협업하고 싶은 한국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단순 리믹스 작업뿐만 아니라 작사를 한다든지 식으로 좀 더 더 제대로 된 협업 작업을 하고 싶어요. 사실 미국이나 영국에서 엄청난 케이팝 열풍이 불고 있어요. 저 역시 케이팝에 나오는 춤이라든지 군무 그리고 엄청난 인파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프로덕션 과정을 보다 보면 굉장히 놀라게 되는데요. 그래서 케이팝이라는 장르 자체가 정말 '다른 차원'(another level)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굉장히 많은 다양한 케이팝 아티스트와 협업을 하고 싶고요."
-2018년에 내한했는데, 한국 팬들과의 만남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다시 내한할 계획이 있습니까?
"우선 최근 들어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무조건 '내년에 가겠다'고 답 해야겠다는 작전을 짰어요. 왜냐하면 보통 이런 식으로 인터뷰에서 밝히면 행해야 하니까요. 무조건 내년에 가고 싶어요. 하하. 지난 방문 때 한국 팬들이 굉장히 정중한 동시에 저 덕분에 행복해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보람찬 일이죠. 사실 어떤 공연 혹은 페스티벌에 가면 관중들의 반응이 기대 이하거나 제가 관객들로부터 리액션을 끌어내야 하는데 굉장한 노력을 해야 될 때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 모든 팬들은 굉장히 저를 너무나 사랑해 주시더라고요.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얼른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번 앨범 아트워크엔 '물속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 속에서 눈을 감고 자유롭게 손과 발을 뻗치고 있어요.
"물 속에 있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물 속에 있었을 때 느껴지는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앨범명처럼 이 세상에 없는 어떤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기도 했고요. 물속에 있는 건 고요하고 적막하고 어떤 평화로운 기쁨이 느껴지는 상태라고 생각을 했어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하루 종일 따뜻한 물속에서 있어서 좋았고, 영화 '미션임파서블'을 촬영했던 물속과 똑같은 물속이라 그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앨범명처럼 천국보다도 더 좋은 어떠한 곳에 있는 듯한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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