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준우승' 김연경은 고민 중... 왜? "팬들은 더 뛰길 원한다"
김연경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30점 공격성공률 45.45%로 분전했다. 그러나 2시간 38분, 역대 챔프전 최장시간으로 치러진 풀세트 접전 끝 승자는 도로공사였다.
경기 후 우승을 차지한 도로공사의 선수들을 향한 것 이상으로 김연경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은퇴 고민에 대한 판단이 섰을지 이목이 집중됐다. 김연경은 "얘기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오늘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고 내가 뛰기를 원하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현역 연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님이나 가족들, 여기 계신 기자 분들까지 많은 분들이 원하시기도 하고 그런 걸 생각 안할 수가 없어서 고민 중이다. 그런 부분들까지 고려해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을 때 그가 다시 생각하기를 바라는 반응이 절대 다수였으나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며 공감을 하는 반응도 적지 않게 나왔다. 그도 그럴 법하다.
데뷔와 동시에 국내 최고 선수로 도약한 그는 흥국생명에서 보낸 4시즌 중 부상에 시달렸던 한 시즌을 제외하고는 모두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후 해외 무대를 누비며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은 김연경은 3년 전 다시 한국 땅을 밟고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었으나 권순찬 감독의 납득하기 어려운 경질로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까지 흔들렸다.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김연경은 이날도 "(흥국생명에서) 6번째 시즌 마무리 과정이 엄청 길었던 것 같다"고 복잡한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새로 부임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프전에서 다시 한 번 명품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 최고 선수의 위상을 인정받고 돌아왔지만 다시 돌아온 V리그의 기억은 아픔 뿐이었다.
외부에선 흥국생명이 지나치게 김연경에게 의존한다는 평가도 따랐다. "항상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대표팀에서나 팀에서나 주전 공격수 역할을 한다. 이길 때나 졌을 때 모두 집중을 많이 받는 것도 알고 있다. 그냥 뭐... 항상 있는 일처럼 생각했다"고 무덤덤하게 말했으나 압박감이 크다는 것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여러모로 힘들고 지칠 만한 상황. 그럼에도 김연경은 고민했다. 자신을 향한 팬들의 엄청난 사랑 때문이다. 올 시즌 여자부 정규리그에선 총 21차례 매진 기록이 나왔는데 이 중 흥국생명의 경기가 무려 90.4%(19/21)에 달했다. 단연 김연경에 대한 폭발적 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날도 6125명이 경기장을 메웠는데 이는 올 시즌 최다관중이었다. 이들은 김연경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며 그의 뛰어난 플레이 하나하나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은퇴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그는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은퇴 의사를 나타냈던 건 분명하지만 그 전제는 "정상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정규시즌 공격성공률 1위(45.76%), 득점 전체 5위(669점, 국내 선수 1위)에 올랐고 1~6라운드 MVP를 4차례나 수상한 그는 정규시즌 MVP 수상이 기정사실화된다. 이날 우승했다면 남녀부 통산 최다인 5회 MVP 수상이 확실시됐던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우승트로피를 코앞에 두고 시즌을 마친 채로 은퇴를 선언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김연경이 현역 연장 의지를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흥국생명에 남는 건 아니다. 해외무대에서 활약한 기간이 더 길었던 김연경은 데뷔 후 4시즌, 2년 전, 이번 시즌까지 흥국생명에서 6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아본단자 감독은 "당장 (FA) 관련된 얘기는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더 했으면 좋겠고 흥국생명에서 했으면 좋겠다"며 "잠재력 좋은 선수들이 많다. 김연경이 있어야 그 선수들을 성장시키기 좋다. 김연경은 시장에서 키플레이어다. 김연경과 함께 젊은 선수들을 지도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감추지 않았다.
김연경은 "FA이기에 원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과도 얘기를 하고 있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FA라 어찌될지 모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만 서른다섯인데 6번째 시즌을 채워 FA가 됐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무슨 감정인지 설명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나 혼자만의 결정으로 모든 걸 정하기가 좀 그렇다"면서도 "(우승 실패와 팬들의 바람) 그런 것들도 생각하다보니 어려운 게 있다.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앞서 김연경이 은퇴 의사를 암시한 뒤 배구 팬들이 들끓었다. 이렇게 여제를 보내줄 수는 없다며 입을 모았다. 한 시즌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배구 팬들의 온 관심은 김연경의 현역 연장 의사로 옮겨가고 있다. 김연경의 발언은 팬들의 가슴 속에 희망을 부풀게 하고 있다.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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