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적자 탈출구는 채권?…작년 50조 쏟아내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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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적자에 시달린 공기업들이 역대 최대 규모인 50조원에 육박하는 채권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기에 신용도 높은 공기업이 많은 채권을 발행하자 가뜩이나 자금줄이 마른 민간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밀려나 대출 창구로 몰렸다.
이 중 공기업의 채권 발행이 1년 새 31조원 늘어난 48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87%를 차지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기업의 대출금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17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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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현금·예금 첫 마이너스…올 벌써 한전채 7조 순발행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해 적자에 시달린 공기업들이 역대 최대 규모인 50조원에 육박하는 채권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기에 신용도 높은 공기업이 많은 채권을 발행하자 가뜩이나 자금줄이 마른 민간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밀려나 대출 창구로 몰렸다.
이들이 높아진 대출금리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껴안은 대출금만 역대 최대인 177조원에 달했다.
7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2022년 자금순환 통계를 보면 지난해 비금융법인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규모는 55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공기업의 채권 발행이 1년 새 31조원 늘어난 48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87%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민간 기업의 채권 발행(7.4조원)은 1년 전보다 10조1000억원 오히려 뒷걸음쳤다.
한은은 주로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지난해 37조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문제는 안 그래도 가파른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발(發) 신용 경색에 기업들의 주식·채권 발행 여건은 악화될 대로 악화됐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신용도 최상인 공기업 채권이 시중 자금을 휩쓸자 상대적으로 저신용인 일반 회사채 시장은 얼어붙었다.
게다가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연중 1400원대까지 치솟은 환율로 인해 자금 수요가 줄어들긴커녕 더욱 늘어난 처지였다.
결국 기업들은 대출 창구로 몰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기업의 대출금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17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1년 전보다 6조4000억원 증가했고, 전체 비금융법인 대출금(180.2조원)의 98%를 차지했다.
공기업이 조달한 대출금은 전년비 5000억원 줄어든 3조5000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기업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중 민간 기업의 현금·예금 운용 규모는 통계 편제 이후 처음 마이너스(-1조4053억원)로 떨어졌다. 1년 전(118조4574억원)과 비교해 무려 100조원 이상 급감한 규모다.
이는 작년에 민간 기업이 취득한 현금·예금보다 처분한 금액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반면 공기업의 현금·예금 운용 규모는 지난해 7조8378억원으로 전년(7조427억원) 대비 약간 증가했다. 단, 강달러로 외화예금 평가액이 오르면서 지난해 말 기준 기업들의 현금·예금 잔액은 소폭 상승했다.
한전은 올해 벌써 7조원에 가까운 채권을 순발행한 상태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한전이 신규 발행한 채권은 8조5400억원 규모로, 만기 상환을 고려한 순발행액은 6조8000억원으로 계산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한전채 발행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최근에는 연간 신규 발행액을 10조원 아래로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시사했다. 그러나 에너지 공기업이 여태 떠안은 막대한 손실을 고려하면 지금은 적자 보전을 위해 공공요금 추가 인상과 한전채 발행 사이를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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