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변성현 감독 “전도연 선배와 첫 만남서 벌벌” [인터뷰]

이승미 기자 2023. 4. 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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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 전도연의 액션, 보고 싶지 않았나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은 지난달 31일 공개된 후 단 3일 만에 1961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해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걸작이 가득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전도연을 처음 액션 오락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정면 돌파가 아닌 "측면 승부"를 하려 했다는 변성현(43) 감독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우상이었던 전도연과의 2018년 첫 만남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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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칸의 여왕’ 전도연의 액션, 보고 싶지 않았나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은 지난달 31일 공개된 후 단 3일 만에 1961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해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걸작이 가득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전도연을 처음 액션 오락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정면 돌파가 아닌 “측면 승부”를 하려 했다는 변성현(43) 감독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영화는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청부살인업체에서 일하는 킬러이자 중학생 딸을 키우는 엄마인 길복순에 대한 이야기다. 시나리오도 없는 상태로 “겁 없이 전도연을 캐스팅”한 후 그의 실제 모습을 관찰하며 시나리오를 썼다는 변 감독은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큰 간극을 엄마와 킬러로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호기심에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전도연(50)도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었던 내게는 너무나 흥미로웠던 기회”라고 돌이켰다.

● ‘길복순’ 연출한 변성현 감독 “오래 전부터 팬…너무 긴장해서 떨렸죠” “특정 지역 비하 논란? 당혹스럽고 억울”

변성현 감독은 주변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전도연의 오랜 팬이었다. 늘 “전도연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고 말하고 다녔다. 우상이었던 전도연과의 2018년 첫 만남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전)도연 선배님은 제게도 이름만 들어보고, 직접 볼 수 없는 용이나 해태 같은 그런 존재였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니까 설경구 선배님이 서프라이즈로 도연 선배님이 계신 술자리에 저를 불러주셨죠. 원래 긴장해도 티가 나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날은 너무 긴장해 손까지 벌벌 떨었다니까요.”

첫 만남은 팬과 스타였지만, 일로 만난 촬영 현장에서는 철저하게 연출자와 배우로서 호흡했다. 함께 작업했던 그 어떤 배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치열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항상 배우의 가장 매력적인 얼굴을 담고 싶어요. 그래서 조명에 따라 얼굴 각도나 동선 등을 디테일하게 디렉팅을 하는 편이죠. 처음에는 ‘연기를 하면서 그런 걸 어떻게 다 신경 쓰냐’며 힘들어하셨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제 의견을 전부 따라주셨고 나중에는 본인이 먼저 물어보셨어요.”

전도연의 노력을 지켜봤기에 영화의 흥행이 더욱 기쁘다. 다만 온라인에서 불거진 자신과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마음 한편이 무겁다. 일부 누리꾼들이 영화의 몇몇 장면에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의도가 담겼고 이는 특정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회원들이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넷플릭스
“너무 당혹스러웠고 억울합니다. 그 어떤 장면에도 정치적 의도를 담으려고 한 적 없어요. 더군다나 저는 그들이 주장하는 정치 성향과 정반대에 있는 사람인걸요. 그리고 해당 장면에 쓰인 지역명은 사실 제가 쓴 게 아니라 저희 미술감독님께서 쓴 거예요. 저에게 너무 미안해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감독이 제가 아니었다면 그런 논란이 처음부터 생기지도 않았겠죠. 그저 함께해주신 분들께 죄송할 뿐이에요.”

논란에도 자신을 믿어주는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극중 길복순을 킬러로 키운 살인청부업체의 대표 차민규 역을 맡은 설경구는 변 감독의 전작 ‘킹메이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도 주연했을 만큼 그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설경구와 변성현 조합은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봤어요. 사실 저도 이제 설 선배님이랑은 그만해야지 싶었는데 그런 댓글을 보니까 청개구리 심보가 솟아서 선배님과 더 해야겠다 싶어요. 하하! 선배님이 ‘오아시스’에서 보여주셨던 캐릭터와 같이 이제는 멋진 것과는 정반대에 있는 인물을 선배님께 맡겨보고 싶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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