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근로시간, 통제 아닌 감독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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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까지 근로를 가능하게 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핵심은 근로시간 유연화다.
그래서 월 단위로 주 52시간 평균을 맞추되 다만 근로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주 최대 69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후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근로자 1인당 연 평균 실제 근로시간 변화율은 -2.6%로 10위를 기록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후 근로시간이 단축 속도가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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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근로환경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는 9.2%이다. 대다수는 주 60시간 이상도 근무하지 않는다. 대부분 광업 또는 제조업에서 업무 특성 상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정부의 경직적 규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마련이다. 국민 건강과 관련된 ‘소주’ 를 예로 들어보자. 소주를 과도하게 먹으면, 건강보호 차원에서 매우 좋지 않다. 따라서 국가에서 소주 3병 이상 먹지 못하도록 법을 시행한다고 가정하자. 주량이 소주 4병 이상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소주 4병을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국가가 예외적인 경우를 일반화시키는 것이다. 근로시간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주 4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외적인 경우에만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다.
국가가 법으로 정해서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경우 실효성은 의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기 전인 2015부터 2017년까지 근로자 1명당 연 평균 실제 근로시간 변화율은 -3.1%로 36개 회원국 중 2위였다. 즉,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지 않고 시장에 맡겼을 때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빠르게 근로시간이 줄고 있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후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근로자 1인당 연 평균 실제 근로시간 변화율은 -2.6%로 10위를 기록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후 근로시간이 단축 속도가 오히려 줄었다.
국가에서 노동시장에 직접 개입해 근로시간을 통제하기 보다는 노사합의에 맡기고 추가근로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사회에 ‘워라밸’ 문화가 정착되면서 시장에 맡겨도 근로시간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강제적으로 일을 시키거나 추가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경우, 또는 과로사가 발생할 경우 회사측에서 불합리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는지, 열악한 근무환경을 조성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해 처벌 수위를 높이면 된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일반화시켜 근로시간 자체를 국가가 통제하는 건 부작용이 훨씬 심하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었다고 차량운행 자체를 제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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