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저도 선수들한테 감동받았어요”

이정호 기자 2023. 4. 7. 06: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저도 선수들에게 감동하면서 경기를 했어요.”

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V리그 남녀부 챔피언결정전 역사를 통틀어 최초로 2패 뒤 3연승의 ‘역스윕’ 역사를 쓰고는 선수들에게 먼저 감사인사를 전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5차전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이겼다. 도로공사는 이날 승리로 2017~2018시즌(통합우승)에 이어 두 번째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끈질김으로 연출한 우승이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체력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1·2차전을 내리 패한 뒤 안방 김천에서 3·4차전을 잡아 승부를 원정으로 돌리더니 결국 ‘적지’에서 열린 5차전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여자배구 챔피언이 5차전 승부 끝에 가려진 것은 이번이 4번째였는데, 먼저 2패한 팀의 챔피언결정전 ‘역스윕’ 우승은 남녀 배구를 통틀어 첫 기록이다. 앞서 ‘2패 뒤 2연승’도 첫 기록이었다. 정규리그 3위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역대 세 차례 뿐인 진기록이다.

김 감독은 “기적같은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다. 경기를 하면서도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감동받았다.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살살하라’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라면서 “그래도 눈빛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채찍질하고 끌고 갔다”고 경기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고, 상대가 어떤 페이스고, 흐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 5세트 승부처가 됐던 13-12 비디오 판독 신청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박정아가 3명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밀어서 틀어친 공격에 대해 심판진이 먼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아웃을 선언했다. 김 감독은 곧바로 블로킹 터치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블로커의 손 끝에 걸린게 확인됐다. 도로공사는 이 득점으로 매치포인트를 잡았고, 마지막 박정아의 공격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김 감독은 “사실 정확하게 보지 못했는데, 그냥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스리 블로킹이라 각도상 터치아웃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우리 득점이 되면서 깜짝 놀랐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박정아의)공이 떨어질 때까지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박정아의 몸이 좋지 않았는데, 14-13에서 박정아가 힘으로 때리지 않고 가볍게 잘 때렸다”며 기분좋게 복기했다.

도로공사는 개막을 앞두고 우승 전력은 커녕, 포스트시즌 진출팀으로도 지목받지 못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김 감독은 “다들 그렇게 보실 때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했다. 선수들한테도 우리는 ‘어느 팀에도 이길 수 있고, 질 수 있는 팀이 우리 팀이니까 우리끼지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로 끌고 도와주면서 시즌을 치르자’고 했다”며 “우리는 확실한 에이스보다 6~7명이 뭉쳐 단단한 팀이다. 그래야 공격도, 수비도 좋아진다. 그걸 하나로 엮는게 (세터)이윤정이다. 많이 혼났지만 잘 따라와줬다. 간도 크고, 멘털도 좋은 선수”라고 이윤정의 역할에 엄지를 들었다. 도로공사는 정대영, 배유나, 박정아, 문정원 등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김 감독은 “도로공사에서 7년을 했는데, 거의 멤버는 그대로다. 우리는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놔 그 위치만 잘해줬을 때 힘이 생기는 조직력의 배구”라면서 “누구 하나가 빠지면 쉽지 않은데, 일단 구단에는 다 잡아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