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흥국생명의 눈물과 김연경의 미소

CBS노컷뉴스 박기묵 기자 2023. 4.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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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눈물을 흘렸다.

유럽 무대를 뒤로하고 V-리그로 복귀한 김연경과 함께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정규 리그 1위를 달렸다.

홀로 남은 김연경이 고군분투했지만 정규 리그 1위는 GS칼텍스에 돌아갔고 흥국생명은 2위에 그쳤다.

김연경도 2006-2007시즌 이후 16년 만에 자신의 통합 우승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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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흥국생명 김연경. 연합뉴스


흥국생명이 눈물을 흘렸다. 4년 만에 다 잡은 듯했던 통합 우승을 결국 놓쳤다. '배구 여제' 김연경(35)은 울 수 없었다. 오히려 웃음과 미소로 아픔을 달랬다.

흥국생명은 6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포스트 시즌 챔피언 결정전 최종전 5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한국도로공사에 우승을 내줬다.

경기 후 김연경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팀의 리더, 고참으로 중심을 잡고 있었지만 이날은 감정을 숨기기 못했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그 속에 아쉬운 표정은 지울 수 없었다. 2008-2009시즌 후 14년 만에 우승 트로피 바로 앞까지 갔지만 손에 쥐지 못했다.

2018-2019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흥국생명은 2020-2021시즌도 통합 우승을 따낼 수 있었다. 유럽 무대를 뒤로하고 V-리그로 복귀한 김연경과 함께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정규 리그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악재가 발생했다. 당시 흥국생명 소속이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창 시절 학교 폭력 논란으로 팀에서 하차했고 팀은 급격히 무너졌다.

홀로 남은 김연경이 고군분투했지만 정규 리그 1위는 GS칼텍스에 돌아갔고 흥국생명은 2위에 그쳤다. 챔피언 결정전도 GS칼텍스의 우승으로 끝났다. 어우흥 흥국생명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시즌 후 김연경은 중국 리그로 향했다. 주축 선수가 빠진 흥국생명은 2021-2022시즌 6위로 추락했다.

김연경은 2시즌 만에 V-리그로 복귀했다.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흥국생명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꿈꿨다.

2022-2023시즌 흥국생명은 순항했다. 올해 1월 2일 구단과 갈등을 겪던 권순찬 감독이 경질되면서 팀이 내홍을 겪었다. 구단이 선수 기용에 무리하게 개입했고 권 감독이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흥국생명은 권 감독과 김여일 단장을 동시에 경질했다.

임시 지휘봉을 잡은 이영수 감독 대행도 권 감독과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그는 1경기 만에 감독 대행에서 물러났다. 흥국생명은 급한 대로 선명여고 김기중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지만 김 감독도 정식 계약 전 부담을 느껴 감독직을 고사했다.

선장이 없는 흥국생명. 김연경은 사실상 팀의 리더였다. 흥국생명은 김대경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올려 시즌을 치렀다.

선수들도 김연경과 김 감독 대행 체제 속에 흔들림 없이 위기를 이겨냈다. 감독 공백 약 한 달 반, 흥국생명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을 선임해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흥국생명은 아본단자 감독의 데뷔 시즌 정규 리그 1위를 거머쥐었다. 곧바로 4년 만의 통합 우승 도전에 나섰다. 김연경도 2006-2007시즌 이후 16년 만에 자신의 통합 우승을 원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배구 여제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시리즈를 최종전, 5세트 끝에 한국도로공사에 트로피를 넘겼다.

김연경은 준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이것도 잠시 김연경은 트로피를 내려 놓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눈은 여전히 촉촉했다. 그러나 울음은 참았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우승을 했다면 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아니었다. 과연 김연경은 우승컵과 함께 후련하게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 박기묵 기자 ace091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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