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 한국엔 큰 세금" 뜨겁던 미국도 식어간다[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목요일(현지시간) 장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강세로 마감했다. 나스닥과 S&P 500은 0.5% 안팎 상승했고, 다우존스 지수(DJIA)는 강보합선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7일 금요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성금요일(Good Friday)을 기념해 휴장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0.76%(91.1포인트) 오른 12,087.96에 마쳤다. S&P 500 지수도 0.36%(14.64포인트) 상승한 4105.02로 마무리됐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2.57포인트(0.01%) 오른 33,485.29를 기록했다.
장초반에는 지난주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경기침체 불안감이 확대됐다. 전일 ADP가 3월 민간 신규 일자리 건수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고 밝힌 데 이어 실업수당 신청건수까지 상승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진 것이다. 해리스 파이낸셜의 제이미 콕스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로 벽을 세웠고 이제 경제가 벽에 부딪히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8000건으로 예상치(20만건)에 비해 10% 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20만건 초반대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슷하다. 실업수당 청구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노동시장의 과열이 진정되고 있다는 의미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0만여건으로,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 할인점 가운데 회원제로 운영되면서 도매가격의 제품을 대량으로 파는 코스트코의 3월 매출이 1.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UBS는 이 결과가 소매부문의 광범위한 압력의 신호가 될 것이며 코스트코에만 국한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코스트코 주가는 이날 3% 이하로 빠졌다가 종가는 2.24% 하락으로 마무리됐다.
경기침체의 시그널이 여기저기서 발견되면서 2년물 국채수익률은 오전 중에 5일 연속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반발심리가 작용해 7bp 상승한 3.835%에 거래되고 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은 5월 초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결정하는데 금리인상을 일시중지할 가능성이 49.6% 수준이다.
오펙 플러스(OPEC+)의 갑작스러운 감산 선언으로 반등한 유가가 자원빈국이면서 수출지향적인 국가들에 큰 고통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대상은 한국과 인도, 일본 등이다. 에너지 수입국에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는 큰 도전이라는 의미다.
투자은행 레이몬드 제임스의 전무이사인 파벨 몰카노바는 "유가상승은 석유 수입경제에 대한 세금"이라며 "100달러 유가로 가장 큰 고통을 느끼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 일본, 인도, 독일, 프랑스 등 국내 석유 자원이 없는 국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라시아 그룹 헤닝 글로이스타인 이사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지역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주요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 연료의 비중이 높은 곳"이라며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흥 시장 산업과 일본, 한국 등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공업 등의 채산성이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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