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하길 참 잘했다"…'성공한 공대언니'가 건네는 응원
기사내용 요약
[인터뷰] 박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장
회원사 500개 돌파 임박·정부지원 8배 신장·멘토링 지원 4개 분과 신설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결국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건 남자 여자 따질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우리 후배들은 잘하고 있고, 잘해나갈 겁니다."
이보다 든든한 응원이 있을까. IT여성기업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현주 회장의 말이다.
한 평생 IT인으로, 사업가로, 현장에서 두 주먹 불끈쥐고 감내해 온 자신을 반추하며 후배 IT기업인들에 건네는 당부이자 성원이다. 한편으론 젊은 날의 그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 같기도 하다.
박 회장은 시큐어소프트 보안연구소 개발실장 출신으로 모바일 보안업체 엠큐릭스 대표를 거쳐 자동차 분야 사물인터넷(IoT) 보안업체 시옷 대표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IT여성기업인협회 제9대 회장에 취임했다.
꽃비가 내린 지난 5일 '성공한 공대언니' 박현주 회장을 만나고 왔다.
"멘토가 필요한 IT여성기업인들에 도움되고 싶었다"
"IT 하기 잘했다"…후배들엔 "실력이 기본"강조
박 회장은 지난해 이 협회의 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평생 IT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모든 초보 사업자가 그렇다곤 하지만, 여성 사업가들은 더욱 사업 초기에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 2030 여성IT기업인들은 점차 증가하는 반면 현재 활동하는 4050 선배들이 많지 않아 꿀팁은 둘째치고 단순한 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나 멘토를 만나기도 녹록치 않다.
박 회장은 "멘토를 찾기도,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면서 "이야기 들어보면 단순하게는 정부 연구개발 참여를 위해 제안서 쓰는 것조차 알려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막 시작한 청년 후배들이나, 뒤늦게 어떠한 연유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 분들에게 든든한 멘토가 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박 회장의 진심 덕분에(?) 그는 더 바빠졌다.
박 회장은 국민경제자문회의,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규제자유특구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의 민간위원을 맡고 있다. 게다가 협회 살림을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하면서는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어졌다.
박 회장은 "두 배가 아니라 한 다섯배는 바빠진 것 같다"면서 웃었다.
지난해 박 회장은 'IT여성기업의 스케일업과 지속성장'이라는 미래비전을 선포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모색 위한 비즈니스융합 ▲지역 확대 및 전국 협업 인프라 구축 ▲ICT 여성 인재 양성 지원 ▲여성 기업인을 위한 정책 제안 및 참여 ▲IT여성 스타트업 적극 육성을 통한 상생과 협력 추진 등의 5대 스케일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협회는 지난해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2021년 400여개였던 회원사는 480여개로 늘었다. 당초 박 회장이 목표로 밝혔던 500개사 돌파에 근접했다. 정부 지원사업도 예년에 비해 8배 늘었으며, 제1회 it여성 기업인의 날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치뤘다.
특히, 전국 회원사 간 소통과 신속한 지원 그리고 멘토링을 위한 4개 분과를 신설한 것이 의미있는 성과다.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수렴해 정부에 건의하는 ▲디지털정책분과와 기술교류를 위한 ▲디지털융합분과, 아울러 기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분과를 확장한▲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분과에 사업계획서 작성 등 실질적인 멘토링을 지원하는 ▲디지털청년창업분과를 더했다.
박 회장은 "전국 회원들이 이사회 때 잠깐 만나는 게 전부다 보니, 기술 융합 혹은 교류 이런 것이 전무했다"면서 "협회 네트워킹이 강화되다 보니 최근엔 한 콘텐츠 기업과 온라인 플랫폼 개발 기업이 만나 사업적으로 콜라보 하는 사례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설한 4개 분과가 동력이 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협회가 실질적으로 회원사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려갈 예정"이라며 "가령 '나는 청년스타트업이 아니지만 사업 계획서 쓰는 걸 잘 모른다' 이런 어디다 물어보기 어려운 것들을 협회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원래 미대에 가고 싶었다고 했다. 수학을 좋아해서 이과를 간 것이 결국 평생을 IT인으로 살게 했다.
박 회장은 "수학을 좋아해서 이과를 갔고,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것들을 좋아한다"면서 "그리고 똑같이 반복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IT는 똑같은 기술을 가지고도 여러가지 적용을 하면서 변화하는데 그게 참 매력적이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IT하기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IT는 정말 재미있는 분야이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 딸들도 IT를 시켜보려고 했는데 결국 꼬시지를 못했다"면서 웃었다.
후배들 이야기를 할 땐 요즘말로 눈에서 꿀이 떨어졌다.
삼삼오오 모여 밤 늦게까지 스타트업 대표로서의 고민을 서로 나누기도 하고, 더러는 협회장실 문을 두드려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도전하고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당찬 후배들의 모습이 기특하기만 하다고.
박 회장은 "정말 잘하고, 똑똑하다"며 "실력있는 후배들을 보면 신통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갈수록 IT는 여성에게 유리한 영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은 IT기업 경영에 필요한 트렌드를 읽는 눈이 뛰어나며 부드러운 소통 능력도 갖췄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실력을 갖추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결국엔 실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스스로 배움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 실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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