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은 박정아…5번째 우승 메달을 걸다! [도로공사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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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187㎝)에 높은 공격 타점과 기교를 자랑하는 박정아(30·한국도로공사)의 별명은 '클러치 박'이다.
박정아가 자유계약선수(FA)로 도로공사에 둥지를 튼 것은 2017~2018시즌.
5차전을 앞두고 박정아는 "기죽을 것 없다. 사실 1, 2차전을 졌을 때도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재밌게만 하자. 웃으면서 하자'라고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낙관적 표정을 지었다.
박정아의 5번째 챔프전 우승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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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2년차인 그는 상복이 많았다. 2011~2012시즌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한 뒤 신인상을 시작으로 6시즌 동안 무려 3차례나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그 중2012~2013시즌에는 통합우승도 경험했다.
박정아가 자유계약선수(FA)로 도로공사에 둥지를 튼 것은 2017~2018시즌. 입단하자마자 통합우승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겼다. 그것도 친정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거둔 성과였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도로공사는 2018~2019시즌에도 챔프전에 올랐지만, 흥국생명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2시즌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막판까지 정규리그 2위를 달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봄배구’가 열리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 가운데, 포스트시즌 진출도 힘들어 보였다.
박정아는 이런 부정적 전망을 뒤집었다. 시즌 초반 대상포진에 걸리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그는 중반 이후 특유의 공격력이 살아나자 도로공사를 3위에 올려놓았다. ‘클러치 박’은 큰 경기에 강했다. 필요할 때는 언제든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에서 40%가 넘는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2연승에 앞장섰다.
흥국생명과 챔프전 초반에는 부진했다. 감기로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1차전에선 공격성공률 23.8%에 10점에 그쳤고, 2차전에서도 10점밖에 뽑지 못했다. 팀도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김천 안방에선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3차전에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점(블로킹 3개)으로 돋보였다. 4차전에서도 20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도로공사는 2연패 뒤 2연승으로 기사회생하며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5차전을 앞두고 박정아는 “기죽을 것 없다. 사실 1, 2차전을 졌을 때도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재밌게만 하자. 웃으면서 하자’라고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낙관적 표정을 지었다.
박정아는 5차전에서 최선을 다했다.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으면서 힘차게 스파이크를 날렸다. 승부처에선 기필코 득점을 올렸다. 23점으로 캣벨(32점)에 이어 팀 내 2번째로 높은 득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정아의 5번째 챔프전 우승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마무리됐다.
인천|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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