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지민 빌보드 1위, K팝 '총공'만 있었을까[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2023. 4.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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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윤지 기자]
/사진제공=빌보드뮤직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K팝 솔로 가수 최초로 미국 메인차트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거뒀다. 싸이도 하지 못했던, 한국 가요계 역사를 지민이 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민의 빌보드 1위가 정당치 못하다고 지적한다. 지민의 1위를 만들어낸 K팝 총공 문화는 한국 가요계 그리고 전 세계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지민의 첫 솔로 음반 '페이스'(Face)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는 지난 4일(현지시간)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올랐다. 또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2위, '디지털 송 세일즈'와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1위, '스트리밍 송' 35위 등을 기록했다. 수많은 기록 중 눈에 띄는 건 바로 '핫 100' 차트다. '핫 100' 차트는 철저하게 음원 판매량이 높아야 하는 차트. 빌보드는 지난해 한 주에 다운로드 1건만 집계 대상으로 인정하고 2건 이상은 제외하는 규정으로 변경됐다. 그런데도 음원 판매량 수에서 최고치를 나타내 1위를 해낸 K팝 솔로 가수는 지민이 처음이다.

앞서 언급한 빌보드의 변경된 규정은 팬덤 성향이 강한 K팝 그룹을 견제하는 취지로 풀이됐다. 일명 '총공'이라 불리는 팬의 행동은 많은 K팝 가수의 팬덤에서 이뤄졌으며 실제로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순위를 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K팝 가수 때문이라고 탓할 순 없다. 해외 팝 가수들도 같은 음원의 리믹스 앨범을 다수 제작해 자신들의 높은 빌보드 순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이는 해외 가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으며 과거 여러 차례 지적된 부분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 지민 /사진제공=빅히트뮤직
건강한 음악 사업을 위해선 순위 경쟁은 불필요하지만, 또 반대로 음악 사업을 흥하게 만드는 것 역시 순위 경쟁이다. 그러니 누군가의 1위가 우려해야만 하는, 비판만 받아야 하는 부분이 아니란 소리다. 한 가요 관계자 A씨는 총공 문화에 대해 "단순히 좋다, 나쁘다 라기 보단 한국 고유문화가 퍼져나갔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음악 방송 등에서부터 경쟁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서 음원이나 음반을 많이 사는 등 로컬적인 문화가 생겨났는데 이게 글로벌로 번지면서 지민으로부터 나타난 것"이라며 K팝이 글로벌화되는 만큼, 자연스러운 문화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B씨는 "지민이 K팝 솔로 최초 미국 빌보드 1위는 대단한 기록이다. 보통 K팝 아티스트는 빌보드 앨범 200에 순위를 올리는데 이건 앨범 판매량이 높았을 때 기록되는 차트다. 그러나 지민이 1위한 '핫100'은 음원 판매량이 높아야 하는 차트다. 이 때문에 지민이 1위 했다는 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팬 수가 압도적이란 의미이며 대단한 성과임은 분명하다"라고 풀이했다.

우리나라는 멜론, 벅스 등 국내 몇 음원 사이트 차트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 가운데 '빌보드'의 이름값은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갖고 있을까. A씨는 "빌보드 차트 역수입은 당연히 가능하다. 사실 앞서 언급했든 순위 경쟁은 산업에서 생태계 교란이 될 정도의 비판 요소를 갖고 있으나 충분히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라며 "국내 차트는 사실 여러 이해관계가 있어서 내부 경쟁을 부추기는 면도 존재한다. 랭킹이 주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반면 빌보드는 국내 차트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마케팅 측면에서 활용하기 편리하다"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지민 /사진제공=빅히트뮤직
가요 관계자 C씨는 "일단 가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대세 감이다. 최근 '빌보드 진입' 성적으로 그룹 피프티피프티의 화제성이 올라간 것처럼 호기심과 성장세를 동반하게 된다"라며 "특히 지민 처럼 입지가 다져진 가수에겐 자신의 자리를 더욱 공고히한다"라고 전했다.

'라이크 크레이지'로 펼친 지민의 첫발은 강력했다. 음악에 대한 여러 논의를 남긴 거야말로 대단한 일을 해낸 것과 다름없다. 지민의 다음 스텝이 더욱 궁금해진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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