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에서 구원투수된 '4대강 보'..정권따라 바뀐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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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권에서 '천덕꾸러기' 취급 받던 '4대 강 보'가 최악의 가뭄 사태를 맞아, 벼농사를 앞둔 농가에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권은 4대강에 창궐한 녹조의 원인으로 '보'를 지명하고 철거와 복원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대접을 받고 있다.
가뭄이나 녹조 등 기상 여건에 따라 4대강 보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한반도 남부의 가뭄이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향후 4대강 보에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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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정권에서 '천덕꾸러기' 취급 받던 '4대 강 보'가 최악의 가뭄 사태를 맞아, 벼농사를 앞둔 농가에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권은 4대강에 창궐한 녹조의 원인으로 '보'를 지명하고 철거와 복원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대접을 받고 있다.
환경부의 이 같은 계획은 문재인 정부때 만들어진 ‘4대강 보 상시 개방과 해체’ 정책을 정 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4대강 보를 물그릇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보'가 유지돼야만 가능하다.
‘4대강 보 물그릇 활용’ 계획은 이명박 정부가 홍수기와 가뭄기의 재해를 막고 수자원을 확보하겠다는 명분 등을 내세워 금강·영산강·낙동강·한강에 16개 보를 만들었던 4대강 사업에서 기인한다.
문제는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는 이 보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이명박 정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점이다. 수자원 확보와 홍수 예방이라는 보 설치의 취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철거 위기에 내몰렸던 것.
그러나 올들어 남부지방에 발생한 심각한 가뭄은 '4대강 물그릇'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환경 정책이 정권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평가가 오락 가락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무조정실과 기상청 주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간된 ‘2022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전국 평균 156.8일이었는데, 남부지방은 227.3일로 중부지방(81.7일)의 약 3배에 달했다. 특히 전남은 281.3일로 관측 이래 최장 기간 가뭄을 기록했다. 2022년 한해 광주·전남에 내린 비의 양은 854.5mm로 평년 대비 60.9%에 그쳤으며, 지역별 연강수량에서 전국 꼴찌였다.
문제는 4대강 보가 녹조로 뒤덮이는 일명 '녹차 라떼' 현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점이다. 녹조가 발생하려면 높은 수온과 풍부한 영양염류, 그리고 긴 체류시간이 필요하다. 3가지 조건 모두가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될 때에 녹조가 발생할 수가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환경부는 금강·영산강·낙동강 등 11개 보를 조사한 결과 개방 폭이 컸던 금강과 영산강 보를 중심으로 녹조(유해남조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2013~2017년과 유사한 기상 조건이었던 2019년에 금강·영산강에서 녹조는 예년 평균보다 95% 이상 감소했다. 당시 환경부는 보 개방으로 체류시간이 최대 88% 짧아지고 물살이 최대 813% 빨라지는 등 물흐름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장기간 보를 개방한 금강과 영산강 구간에서 강과 수변 공간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물새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도 보였다. 한반도 남부의 가뭄이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향후 4대강 보에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은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도 5월 이후 여름철엔 낙동강과 영산강은 녹조로 뒤덮였고,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 활용도 어렵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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