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지주사 전환 '9부 능선' 넘었다…5월 주총서 결론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 3개사 분할 관련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소액주주 지분 희석 우려에…배당 확대· 적자 배당 '당근책'도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동국제강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증권신고서(분할) 효력 발생으로 동국제강(001230)의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었다. 남은 일정은 5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다. 배당 확대·적자 배당 같은 소액주주를 위한 '당근책'을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인적 분할을 최종 확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지난달 제출한 증권신고서(분할)의 효력이 전날(6일) 발생했다. 지난 21일 분할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회 정정(27일)을 거쳐 약 2주 만에 진행됐다.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은 금융감독원 점검 결과 통상 신고서와 첨부서류를 심사한 결과 내용상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통상 수 회 정정 과정을 거쳐 3주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동국제강의 증권신고서 효력이 비교적 빠르게 발생한 셈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을 결정한 뒤 관련 작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명분은 '전문성 강화'다. 각 사업별 특성상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위험을 분산한다는 목적이다. 또 독립적인 경영 및 객관적인 성과평가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음 달 12일 분할계획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론이 나면 6월 1일 동국제강은 분할 존속회사인 동국홀딩스와 분할신설회사인 열연사업부 동국제강, 냉연사업부 동국씨엠 등 3개 법인으로 분할된다. 각 회사의 분할 비율은 각 16.7%, 52.0%, 31.3%이다.

예를 들면 동국제강 주식 10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동국홀딩스 166주, 동국제강 519주, 동국씨엠 313주를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2주는 단주로 현금 상환받게 된다.

물론 일부에선 인적 분할이 지배구조 개선보단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데, 인적 분할 뒤 지주회사는 신설되는 자회사에서 의결권 있는 신주로 자사주 몫만큼 배정받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소액주주 지분은 희석된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 안건이 부결된 것도 이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소액주주의 실질적인 의결권 비중은 분할 전 52.82%에서 분할 후 50.65%로 감소해 대주주의 지배력이 증가하고 각 분할신설회사에 대한 소액주주의 영향력·배당 수령 비중이 감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다만 동국제강은 지난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을 위한 배당 확대라는 당근책을 꺼내들며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당 배당금을 100원 올려 500원으로 의결한 것도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이다.

당시 정기 주총 현장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저평가된 철강 사업의 가치를 제고하고, 지속적인 이익을 실현해 배당을 늘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달 27일 △최소한의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최저 배당기준' △주주 잉여 현금흐름에 대해 30%를 최대 배당금액으로 설정하는 '최대 배당기준' △2개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아닐 시 적자 배당 시행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정정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효력이 발생한 것은) 동국제강이 적극적인 주주소통에 나서며 이번 분할의 의미가 일찍 소명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5월 12일 분할 주총에 앞서 적극적인 주주 소통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