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株 더 없나요…제대로 된 2차전지주 찾으려면

양지윤 2023. 4. 7.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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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늘의 결론을 다 같이 크게 외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필리핀 ○○섬에서는 땅 파면 뭐가 나온다? '돈' 나온다."

최근 2차전지 소재 A기업이 국내외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 및 부품·장비사업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한 기업들을 분석한 증권가의 보고서는 '0'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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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유망하다고 앞다퉈 홍보하지만 종목 리포트는 '0'
"대규모 장치산업, 자본력이 곧 경쟁력…2차전지도 마찬가지"
"사업 실체 여부는 결국 기술력·전문인력 확보 여부"

[이데일리 양지윤 이용성 기자] “마지막으로 오늘의 결론을 다 같이 크게 외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필리핀 ○○섬에서는 땅 파면 뭐가 나온다? ‘돈’ 나온다.”

최근 2차전지 소재 A기업이 국내외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명색이 상장사의 공식 행사인데, 회사 대표의 발언치고는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고 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 및 부품·장비사업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한 기업들을 분석한 증권가의 보고서는 ‘0’개다. 해당 기업들은 전도유망한 사업이라며 앞다퉈 홍보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의 판단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A사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금껏 참석한 기업설명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런 표현은 처음 들어서 놀랐다”면서 “해외에서 2차전지 원재료 채굴 사업을 할 만큼 회사가 탄탄해 보이지도 않는데, 2차전지주로 묶여 주가가 오르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투자 핵심 포인트로 자본력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2차전지 분야는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증설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장치 산업인 만큼 자본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생산설비 투자에서 제품 양산까지 최소 수 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입할 자금과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 전까지 버틸만한 체력을 갖췄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소규모 기업들이 확보한 자금으로는 장비나 소재를 충분히 도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설령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양산에 수년의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해보지 않았던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자본력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테마와 관련된 산업에 갑작스레 진출하는 기업도 피해야 할 대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 바이오 사업과 무관한 기업들이 갑자기 의료기기나 백신을 생산하겠다고 정관을 변경하고 신사업을 추가했지만, 실제로 사업으로 확장된 경우가 많지 않았다”면서 “2차전지 역시 이런 관점에서 신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과 전문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특징이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일부 분야로 수급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2차전지 테마도 결국 테마주의 전형적인 말로를 겪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구조적 성장, 정책 수혜에 집중되며 일부 업종으로 단기 집중된 쏠림이 나타난 것”이라며 “장기간 지속되기 보다는 일정 수익구간이 지나면 통상 대안을 찾는 게 경험적인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차전지 외 경기개선의 강도와는 무관하게 톱라인 성장이 나올 수 있는 분야, 상대적 저평가 업종 중 예정된 모멘텀이 존재하는 업종들이 향후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어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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