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인류는 기후로 망하고 기후로 흥했다

최우리 2023. 4. 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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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 인류의 출발은 아프리카인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온난하고 무더운 기후였던 아프리카 남부에 살던 인류는 습기를 품은 계절풍이 불고 사하라 사막이 초원으로 바뀌고 나서야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인류가 다시 일어난 것도 기후의 영향이다.

미래 기후위기 시대를 헤쳐나갈 독자에게 저자가 선물하고자 하는 것은 인류와 기후가 맺어온 오랜 관계 속에서 길어올린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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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1만8500원

현생 인류의 출발은 아프리카인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온난하고 무더운 기후였던 아프리카 남부에 살던 인류는 습기를 품은 계절풍이 불고 사하라 사막이 초원으로 바뀌고 나서야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또 수만년 뒤에 찾아온 빙하기, 해수면이 90m까지 낮아지자 세계로 뻗어나가기 더욱 좋아졌다. 빙하기 후 기후가 온난해지면서 지금의 세계 지도 속 땅과 바다의 경계가 정해졌다.

이제부터 인류의 시간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문명과 제국이 스러져 간 배경에 기후가 있었다. 마야 문명은 강수량이 부족해지자 몰락했다. 기원전 1450년부터 수백년에 걸친 강력한 엘니뇨가 일으킨 가뭄이 미노스 문명의 몰락을 불렀고, 3~4세기 유례없는 한랭화로 가뭄이 닥치자 서로마 제국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인류가 다시 일어난 것도 기후의 영향이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의 문명 교류가 가능했던 이유는 유라시아 대륙의 습윤한 초원(스텝) 지대 덕분이다. 1670~1671년 음력 7월 눈이 내리는 이상기후 속 전염병까지 번진 ‘경신대기근’이 조선에 닥쳤다. 이후 조선은 바닥난 재정을 정비하기 위해 화폐를 주조했고 화폐 경제 체제 속에서 상인 계층이 성장하며 엄격했던 신분제가 동요하면서 새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책의 저자는 현직 가톨릭관동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이다. 전쟁사와 지구사에 대한 글을 쓰는 지리학자는 오늘날 기후위기 문제가 전쟁과 분쟁, 테러리즘을 조장해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미래 기후위기 시대를 헤쳐나갈 독자에게 저자가 선물하고자 하는 것은 인류와 기후가 맺어온 오랜 관계 속에서 길어올린 통찰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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