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프로이트부터 매슬로까지…‘성격심리학’의 다채로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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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리학자 듀에인 슐츠의 <성격심리학> 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쓴 일종의 입문서다. 성격심리학>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서 시작해 분석심리학을 세운 카를 융, 개인심리학의 주창자 알프레트 아들러, 여성심리학의 개창자 카렌 호나이, 정체성 이론을 세운 에릭 에릭슨, 5단계 욕구 위계를 제안한 에이브러햄 매슬로, 행동주의 심리학의 거인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를 비롯해, 20세기 심리학의 주요 인물들의 사상이 지면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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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심리학
듀에인 슐츠·시드니 엘런 슐츠 지음, 박은영 외 옮김 l 사회평론아카데미 l 3만2000원
미국 심리학자 듀에인 슐츠의 <성격심리학>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쓴 일종의 입문서다. 대학 교재 성격이 강하지만, 현대 심리학의 흐름을 형성한 주요 이론가들을 망라함으로써 심리학 지도를 그리는 데 유용하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서 시작해 분석심리학을 세운 카를 융, 개인심리학의 주창자 알프레트 아들러, 여성심리학의 개창자 카렌 호나이, 정체성 이론을 세운 에릭 에릭슨, 5단계 욕구 위계를 제안한 에이브러햄 매슬로, 행동주의 심리학의 거인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를 비롯해, 20세기 심리학의 주요 인물들의 사상이 지면을 채운다. 책의 주제가 성격(personality)인 만큼 이론가들의 사상 전반을 살피되 특히 성격 이론에 초점을 맞춰 서술한다.
이 책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주요 이론가들의 생애를 그 핵심을 추려 살핀다는 점이다. 이론가들의 삶을 각인한 사건들을 빼놓고는 그 이론가들이 왜 그런 독특한 이론을 만들어냈는지 알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프로이트의 아버지는 엄격하고 권위적이었는데 그런 아버지에게 프로이트는 깊은 적대감을 느꼈다. 반면에 어머니는 어린 프로이트를 자랑스러워했고 아들이 위대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프로이트는 어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고 그런 어머니에게 성애에 가까운 애정을 느꼈다. 아버지에 대한 반감과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훗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낳은 바탕이 된 것이다.
프로이트의 수제자로 이력을 시작한 융은 인간 심리 형성에 관한 견해 차이로 프로이트에게서 떨어져 나와 분석심리학이라는 독자적인 체계를 세웠다. 프로이트가 인간의 생물학적·성적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인 것과 달리, 융은 정신적 에너지를 깊이 파고들었다. 융은 인간의 무의식을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으로 나누었는데, 집단 무의식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 ‘원형’이다. 원형에는 페르소나, 아니마와 아니무스, 그림자, 자기(self)가 있다. 그중에서도 ‘자기’는 무의식의 가장 깊은 층위에 있는 원형이다. 융은 개인이 그 자기를 찾아들어가 자아와 통합하는 것을 가리켜 ‘자기실현’이라고 했다. 표면의 자아를 심층의 자기와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을 인생의 궁극 목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또 다른 제자 아들러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구루병을 앓아 허약했던 데다 친형에게 열등감을 느꼈던 아들러는 어린 시절의 그 경험에서 모든 인간 노력의 원동력이 되는 ‘열등감 콤플렉스’를 찾아냈다. 아들러의 열등감 이론은 후배 심리학자 매슬로의 눈을 열어주었다. 뉴욕 브루클린의 가난한 가정에서 부모의 극심한 학대를 받고 자란 매슬로는 아들러 이론을 읽고 흥미를 느껴 심리학 연구로 나아갔다. 앞시대 심리학자들이 인간 성격의 부정적 측면에 주목한 것과 달리, 매슬로는 자기 한계를 극복해 모범적인 삶을 성취한 사람들을 통해 ‘인간 가능성의 최고치’를 찾고자 했다. 이 개인들의 인격을 연구함으로써 매슬로는 인간 욕구를 다섯 단계로 나누는 ‘욕구 위계 이론’을 세웠다. 매슬로의 위계에서 욕구는 가장 기초적인 생물학적 욕구에서 시작해 점차 높은 단계의 욕구로 나아가 마지막에 ‘자기실현 욕구’에 이른다. 자기실현 욕구는 개인의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자 하는 욕구인데, 이 욕구를 충족시킬 때 인간은 독립적이고 관대하며, 자기와 타인의 상을 왜곡하지 않고, 주위 세상을 경이롭게 지각하는 영적인 성숙의 차원에 이르게 된다.
고명섭 선임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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