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일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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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여름날, 작은 마녀 헤이즐은 바쁘다.
"우리 중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있지!" 헤이즐은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면서 중얼거린다.
"할 일이 있는 사람은 없나 봐?" 헤이즐이 궁금해하자, 웬델이 대답한다.
"당연하지.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일이 어디 있겠니?" 그제야 헤이즐은 연못에 발을 담그고 앉아 향긋한 여름 공기를 들이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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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자연의 마법에 대한 찬가
생명과 쉼, 환대와 우정 속에서
차이들이 어우러지는 따뜻한 이야기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피비 월 지음, 신형건 옮김 l 보물창고 l 2만2000원
가장 아름다운 여름날, 작은 마녀 헤이즐은 바쁘다. 해야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숲의 다른 이들은 모두 여름을 즐기는 중. “우리 중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있지!” 헤이즐은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면서 중얼거린다.
그런데 이끼 숲 공공 도서관의 문은 닫혀 있었다. 사서는 휴가를 간 모양. 소포를 보내러 우체국에 갔는데, 여기서도 우편 요정이 낮잠을 자고 있다. 구두 수선공 가게에 갔지만, 역시나 “수영하러 갑니다”란 팻말이 맞을 뿐.
헤이즐은 한숨을 쉬며 다음 할 일을 하러 간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익어가는 나무딸기를 따러. 한창 열매를 따는데 요정들로 가득 찬 배가 근처 개울로 휙 지나간다. “빨리 타! 같이 파티하자!” 하지만 헤이즐은 “시간 없어!”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찌는 듯한 더위가 느껴질 때 개울에서 또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친구인 개구리 웬델과 요정 네이딘이다. “같이 놀자!” 헤이즐은 “나 정말 그러면 안 되는데…”라고 주저하다 “그럼 잠시만…”이라며 뗏목에 깡충 올라탄다.
개울이 탁 트인 곳에 이르자 여름날을 즐기는 배들이 잔뜩. “할 일이 있는 사람은 없나 봐?” 헤이즐이 궁금해하자, 웬델이 대답한다. “당연하지.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일이 어디 있겠니?” 그제야 헤이즐은 연못에 발을 담그고 앉아 향긋한 여름 공기를 들이마신다.
땅거미가 질 무렵, 등불이 매달린 섬이 가까워져 오자 음악 소리가 들린다. 밴드가 연주하고, 여러 배에서 친구들이 춤추고 손뼉치며 함께 노래를 부른다.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고 놀다 달이 높게 떠서야 고요한 연못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가는 헤이즐과 친구들. ‘참 멋진 날이야!’ 헤이즐은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그래, 뭐든 내일 해도 될 거야.’
작은 마녀 헤이즐이 숲에서 살면서 친구들을 돕고, 도움을 받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자연과 공동체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 인종과 세대, 장애와 비장애, 원주민과 이주민 등 여러 구분이 어우러지면서 빚어내는 따뜻함이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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