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의 그늘' 그 이상을 개척한 오타니, "그래도 시애틀은 어렵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첫 경기에 앞서 메이저리그 대선배인 스즈키 이치로에 다가가 허리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치로는 시애틀 구단 회장 특별보좌관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어 홈구장 T모바일파크에서 그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장면이 화제가 되는 것은 시애틀이 올시즌 후 'FA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1992~2016년까지 일본계 게임기업 닌텐도가 대주주였을 때 일본 출신 선수들을 다수 영입해 스타로 키운 구단이다. 그중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이치로다.
또한 시애틀은 2017년 12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던 오타니가 최종적으로 고른 7개 구단에 포함돼 있었다. 시애틀을 비롯해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도 최종 후보였는데, 오타니의 선택은 에인절스였다.
당시 23세였던 오타니는 국제 FA가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만 할 수 있는 25세 미만의 아마추어 신분이었기 때문에 선택의 기준이 돈이 아니었다. 구단의 비전과 연고지 환경 등을 고려했고, '투타 겸업' 기회를 얼마나 부여할 수 있는 지를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
즉 당시 오타니에게 시애틀은 최적의 구단이 아니었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6일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카우트 자원과 정성을 합쳐 모든 걸 쏟아부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타니는 자신과 가족에게 가장 좋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나는 누구의 결정도 못마땅하다고 꺼리지는 않았다"며 6년 전을 회고했다.
그런데 당시 오타니가 시애틀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이치로라는 '거물'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돌았다. 시애틀타임스는 '당시 이치로라는 거물의 존재감이 구단의 의지와는 반대로 움직였다는 시각이 있었다. 즉 오타니는 이치로의 그늘이 아닌 곳에서 자신의 기회를 개척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시애틀을 제외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해 신인왕과 MVP를 거머쥐었고, 이후 10년 연속 타율 3할, 200안타, 올스타, 골드글러브의 신화를 썼다. 나중에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8년 다시 시애틀로 돌아와 2019년 은퇴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089안타를 터뜨린 그는 2025년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실시된다.
오타니가 일본 출신 스타가 몸담지 않은 팀을 선호했다는 건 현지 보도에서도 나타난다. LA 타임스는 지난해 12월 '고교시절부터 오타니를 관찰해 온 한 스카우트에 따르면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을 걸 하려는 게 오타니의 꿈'이라며 '고교 시절 은사인 사사키 히로시 코치는 오타니가 다저스 또는 양키스와는 계약하지 않고, 일본 선수들과 인연이 없는 팀을 고를 것이라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오타니가 포스팅 절차를 밟은 때 다저스에는 마에다 겐타, 뉴욕 양키스에는 다나카 마사히로가 각각 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오타니의 생각이 그대로라기 보기는 어렵다. 이미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오타니에게 '누구의 그늘'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미 스스로 선택의 폭을 넓혔을 것이라는 게 타당하다. 시애틀도 오타니를 품을 가능성과 자격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시애틀타임스는 '오타니가 시애틀에 안길 확률은 두 가지 이유로 매우 희박하다'면서 '우선 시애틀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오타니의 계약 규모 5억달러, 6억달러, 혹은 그 이상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 또 하나는 오타니는 이미 전에 시애틀을 저버린 적이 있다'고 했다.
오타니 포스팅 당시 그 구단들이 그대로 다시 영입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고, 뉴욕 메츠와 양키스도 참전이 유력하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시애틀이 싸우기엔 부담스러운 구단들이다.
시애틀타임스는 '오타니가 시애틀 구단에 마음을 연다고 해도 그들은 오타니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계속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주 잘 안다'며 '지난 2년간 유격수가 그렇게 필요한데도 FA 시장에서 방관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오타니 영입에 관해선 회의론이 훨씬 더 적절하다'고 했다.
시애틀이 월드시리즈 우승 의지와 전력 측면에서 오타니를 만족시키기 힘들다는 뜻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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