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라던 LG 함덕주 트레이드, 성공으로 바뀌나…"건강해서 잘 던져요"
시범경기 홀드 1위, 2023시즌 개막 후 철벽 활약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는 지난 2021년 3월 두산 베어스에 양석환과 남호를 내주고 함덕주와 채지선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 2시즌 동안 성적으로는 '철저한 실패'였다.
트레이드의 핵심 카드였던 양석환화 함덕주의 성적은 극과 극이었다. 양석환이 240경기에서 48개의 홈런을 터뜨린 것과 다르게 함덕주는 잦은 부상 탓에 29경기만 등판했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가 2년 만에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여도가 떨어졌던 함덕주가 건강을 회복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기 때문이다.
함덕주는 LG 불펜의 핵으로 부상했다. 시범경기에서 5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0.00과 4홀드를 거두며 홀드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기세를 높인 함덕주는 시즌 개막 후에도 철벽 투구를 펼쳤다. 그는 6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총 3경기에 나가 4이닝 동안 13명의 타자를 상대해 삼진 6개를 잡으면서 4사구 없이 안타 1개만 맞았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불과 0.25다.
팔꿈치 통증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함덕주는 건강하게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시즌을 잘 시작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부상 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2시즌과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건강'이다.
함덕주는 "아파도 내가 참고 이겨낼 수 있는 통증이라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안 좋게 됐다. 팔꿈치 통증 탓에 마운드 위에서 공 5~10개도 제대로 던질 수도 없었다. 내가 1군에 올라가 공을 던질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많았다"며 "통증을 없애기 위해 병원 진료, 주사 치료 등 정말 많은 걸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아프지 않으니까 다양한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 때부터 정상적으로 투구가 가능했다. 또 스프링캠프에선 코치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1군에서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함덕주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실패한 트레이드는 성공한 트레이드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그 역시 "처음 LG에 왔을 때 차명석 단장님을 비롯해 선수단 모두에게 너무 죄송스러웠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위축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도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젊은 만큼) 앞으로 야구를 할 시간도 많다. 내가 건강하게 잘 해나간다면 (트레이드에 대한) 외부 평가도 언젠가 뒤집힐 수 있을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LG는 2002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지 못하고 있지만 탄탄한 전력을 갖춘 올 시즌엔 우승의 한을 풀 적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에서 3차례(2015·2016·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는 등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함덕주는 LG 우승의 중요한 퍼즐이 될 수 있다. 함덕주는 "LG가 우승할 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나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다 잊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몸이 소중하다는 걸 배운 함덕주는 '풀시즌'을 개인 목표로 세웠다. 그는 "지난 2년의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어렸을 땐 '144경기를 언제 다 하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번 시즌은 1군 선수단에서 144경기를 다 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부상 없이 지금 같은 투구를 이어간다면 함덕주를 시즌 내내 1군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지금은 투구 밸런스가 잘 잡혔고 팔에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 계속해서 건강하게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큰 욕심은 없다. 등판 지시가 떨어지면 1이닝이든 2이닝이든 잘 막고 싶다. 또 한 달에 8~10경기씩 꾸준히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2년 동안 보여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물음표가 생겼다. 내 공이 통할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았고, 물음표도 느낌표로 바뀌었다. 이대로 시즌 끝까지 달리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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