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확률 날린 '준우승'…"흥국생명에는 김연경이 필요하다"

이종서 2023. 4. 7.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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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확률이 깨졌다.

흥국생명이 2년 전 아픔을 다시 한 번 느꼈다.

V리그 역사상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 그러나 흥국생명은 씁쓸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는 해주고 싶다. 23-25 등 접전으로 붙었다. 도로공사가 운이 좋았다. 우리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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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새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06/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100%의 확률이 깨졌다. 흥국생명이 2년 전 아픔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대3(25-23, 23-25, 23-25, 25-23, 13-15)으로 패배했다.

정규리그를 대역전 1위로 마친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냈다. 2018~2019년 이후 4년 만에 '통합우승' 도전.

1,2차전을 잡으면서 순조롭게 가는 듯 했다. 그러나 김천에서 열린 3,4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결국 벼랑 끝 승부를 펼치게 됐다.

5차전. 흥국생명은 옐레나의 12득점 활약을 앞세워 1세트를 잡았다. 그러나 2세트, 3세트를 내리 내줬고, 4세트를 간신히 잡으면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초반부터 박정아에게 서브 득점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12-13으로 따라붙었지만, 박정아에게 2점을 내주면서 결국 고개를 떨궜다.

V리그 역사상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 그러나 흥국생명은 씁쓸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경기를 마친 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특별한 3경기 동안 6세트 가량 리드하다가 졌다. 선수들이 그 순간을 운영하지 못한 게 큰 패인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우승 두려워하기를 두려워 한다는 말을 한다. 도로공사에게 축하한다고 하고 싶다. 우승할 자격이 있다. 우리는 중요한 순간 4~5개 범실이 나왔다. 도로공사 선수들이 운영을 잘했다. 도로공사는 좋은 선수가 많다. 두 명의 센터와 박정아. 세터 이윤정도 성장을 했다. 캣벨도 좋은 선수다. 우리는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 우리팀 90%는 김연경으로 돌아간다고 할 정도로 키플레이어였는데,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본단자 감독은 "솔직히 시즌 막바지에 와서 어려웠다. 적응이나 파악 모두 힘들었다. 많은 것을 바꾸지 못했다. 노력을 많이 했지만 중요한 상황에 졌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내가 추구하는 배구는 서브나 수비 모두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 한국 배구는 두 선수로 풀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다. 배구는 그것보다는 다양한 선수로 이뤄져야 한다"라며 "내년에 보여줄 배구는 더 보여줘야한다"고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충분한 준비가 안된 이상 내가 준비한 배구를 보여줄 수 없다. 시즌 시작부터 젊은 선수를 지도하고 싶다"고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아울러 "미들블로커를 잘 활용하지 못한 것도 패인일 수 있다. 사실상 공격수 3명으로 득점을 했다. 부임 후 미들블로커와 백어택 비율을 높이려고 했지만, 잘 안 됐다"고 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설이 있는 김연경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계속 흥국생명에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잠재력이 있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연경 선수가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배구를 가르치고, 키플레이어인 만큼, 시작부터 젊은 선수들과 김연경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는 해주고 싶다. 23-25 등 접전으로 붙었다. 도로공사가 운이 좋았다. 우리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당장은 아시아쿼터, 외국인트라이아웃 등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 남을 계획이다. 이후 이탈리아에서 휴식을 취한 뒤 컵대회를 준비하겠다. 아직 국내 배구 시장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더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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