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置中의 미학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4. 7. 03:01
아마선발전 결승 1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한주영 / 黑 임지혁 흑>
白 한주영 / 黑 임지혁 흑>
<제5보>(73~83)=바둑은 다른 어떤 분야 못지않게 화려한 비주얼을 갖추고 있다. 반상에 펼쳐지는 오궁도화(五宮桃花), 매화육궁(梅花六宮), 환격, 후절수의 형상은 자체로 예술이고, 그 위로 꽂아넣는 결정타 한 방은 황소의 눈을 관통하는 명궁의 화살보다 환상적이다. 좌우 동형(同型)의 정중앙에 나비처럼 내려앉는 급소 일격만큼 아름다운 광경이 또 있으랴.
‘선치중(先置中) 후행마(後行馬)’는 상대 반응을 보고 대응을 결정하란 뜻이다. 바둑의 ‘행동 교범’인 셈이지만 인생사 해당 안 되는 분야가 없다. 치중수도 날씬한 균형미를 갖췄다. △가 전형적인 선치중 후행마 수법. 적절한 타이밍에 던진 응수 타진에 흑이 73으로 걸려들었다. 74로 빠져 백이 단숨에 따라붙은 것. 흑은 그 자리를 놓친 게 뼈아팠다.
그 직후 이번엔 백이 장단 맞추듯 실착을 범한다. 76이 방향 착오. 참고도 7까지 우중앙 백 대마 보강이 시급했다. 그런 뒤 A, B를 맞봤으면 백의 우세란 것. ‘가’로 잡지 않고 81로 뛴 것은 중앙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뒤이은 흑 83도 ‘선치중 후행마’ 계열인데 이번엔 문제수로 지적받았다. 무엇이 문제인지 다음 보에서 이유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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