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공공극장의 책임

경기일보 2023. 4.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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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근 성남아트센터 예술사업본부장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공연시장이 공연장 거리 두기를 해제한 2022년에는 회복세를 넘어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매출이 회복돼 신기록을 기록했다. 해외여행 수요를 주도하던 20, 30대 여성들의 문화 욕구는 국내 공연 중에서도 뮤지컬에 집중됐고 거리 두기로 가장 힘든 3년을 보냈던 뮤지컬 극장들은 올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클래식과 어린이 공연시장도 2022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다양한 공연이 코로나 이전을 넘어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불안한 금융시장은 최근 공연시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급증한 이자비용으로 생활비 부담이 늘어난 30, 40대 가장들은 문화비를 가장 먼저 줄이기 시작한 듯하다. 특히 어린이 공연이 민감하게 반응해 객석점유율이 떨어지더니 폭발적으로 늘어난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린 20, 30대가 주고객인 뮤지컬 공연과 함께 팬덤을 이끌던 K-크로스오버 공연들도 주춤하고 있다.

높은 이자로 여유로워진 장년층이 주로 찾는 고가의 클래식과 트로트 가수 공연들만 겨우 공연장에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국내의 많은 공공 극장들은 수익보다는 공공성을 앞세운 공연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취소되거나 축소됐던 야외 행사나 축제 또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다채롭게 준비돼 가고 있다.

대기업 자본이 투자될 정도로 시장성을 갖게 된 공연시장이지만 최근처럼 경제위기에는 가장 취약한 곳이 공연시장이다. 이러한 시기의 공공 극장들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맞춰 기존에 낮게 책정된 가격이라 하더라도 문턱을 더 낮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마음이 위로 받고 재충전되도록 공익적 역할을 적극 해야 할 때다. 문화예술이 융성한 문화강국은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로 받고 치유될 수 있는 예술작품이 멀지 않고 낮은 곳에 있어 누구나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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