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무슬림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9월)을 가리킨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신의 계시를 받은 달이기 때문에 무슬림에게 라마단 달은 가장 성스러운 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력은 음력과 같이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슬람력에서 한 달은 29~30일이며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눈으로 초승달을 확인해 날짜를 계산했지만 현대에 와서는 천체망원경으로 초승달을 확인한다. 이슬람력은 윤달이 없어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현대의 서양식 달력과 비교했을 때 10일 정도 짧다. 따라서 매년 라마단은 대략 열흘씩 앞당겨 시작한다.
오늘날 무슬림 국가들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모로코까지 지리적으로는 넓게 펼쳐져 있기 때문에 국가별로 초승달 관측 시기가 달라 라마단 날짜가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의 무슬림들은 사우디의 최고사법평의회의 초승달 관측을 기준으로 라마단의 금식을 시작한다.
아랍어로 ‘타는 듯한 더위와 건조함’을 뜻하는 ‘라미다(ramida)’ 또는 ‘아라마드(ar-ramad)’에서 파생된 단어로 금식으로 인한 갈증과 고통을 의미한다. 우선 무슬림들은 낮 동안 금식을 하기 위해 해가 뜨기 전까지 간단한 아침식사 ‘수흐르(suhoor)’를 하고 해가 뜬 이후에는 해가 질 때까지 금식을 하며 해가 완전히 진 후에야 저녁식사 ‘이프타르(iftar)’를 한다. 또 라마단 기간 무슬림들은 신 알라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자선을 한다. 음식뿐만 아니라 라마단 기간에는 흡연과 성행위 또한 금지되며 이를 통해 무슬림 신자들에게 인내심과 자제력을 가르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시선을 향하게 하고자 한다.
금식 또한 신에 대한 순종을 나타내는 행위인데 비(非)무슬림 입장에서 라마단의 단식이 비인간적이고 ‘박탈’의 시간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무슬림에게 금식이 가져오는 영적 성찰과 공동체를 위한 시간의 가치를 간과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라마단 기간은 신자들이 오롯이 자신의 신앙에 집중하고 종교적인 방식으로 이웃과 연결되는 기간으로 존중돼야 한다.
라마단 기간에는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이어도 금식하는 사람 앞에서 먹거나 마시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각국의 주요 언론 매체를 통해 단식의 시작과 끝을 알리기 위해 일몰, 일출 시간을 중요하게 다룬다.
라마단 이후 휴일이자 축제의 기간인 ‘이드 알 피트르(Eid al Fitr)’는 한 달 동안 단식을 하고 기도를 올린 무슬림들을 위한 축제를 즐긴다. 이드 알 피트르는 ‘단식을 깨는 축제’를 의미하는데 라마단 못지않게 중요한 기간이다. 이드 알 피트르 동안에는 무슬림이 함께 무사히 라마단 달을 보낸 것을 기념하며 가까운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중동(이슬람 국가)과의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있다면 무슬림 국가들의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필수불가결하다. 라마단부터 이드까지 비즈니스 소통이 늦어지거나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접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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