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기 신도시 기반시설 안전 적신호, 총체적 점검 필요하다
성남시 분당의 탄천을 가로지르는 정자교의 한쪽이 무너져 내려 시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5일 발생했다. 이들은 보행로를 걷다가 교량이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5m 아래 탄천 보행로 쪽으로 추락했다. 무너진 보행로는 전체 108m 구간 중 50여m이며, 교량 가드레일과 이정표 등이 아래로 쏟아졌다. 차로는 붕괴되지 않았지만 차량과 주민 통행이 많은 곳이어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정자교는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왕복 6차로 교량이다. 사고는 교량이 노후한 상태에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반이 약해져 교각이 영향을 받아 난간 쪽 보행로가 붕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정자교 하부를 지나는 상수도관 파열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사고를 수사 중인 분당경찰서는 상수도관 파열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실 점검 논란도 있다. 정자교는 지난해 안전점검 결과 ‘양호(B등급)’로 나왔다. 30년 된 노후한 정자교는 2021년 5월 정밀점검 결과 교량 노면 등 보수가 필요한 C등급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3개월 동안 점검과 보수를 해 ‘중대 결함 없음’으로 양호 판정을 받았다. ‘구조물의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손상 및 중대결함은 확인되지 않아 정밀 안전점검 또는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지 않음’이라고 점검 결과표에 적혀 있었다. 이에 부실 안전점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주기적으로 노후시설을 점검했지만 붕괴사고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 ‘인재(人災)’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성남에는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이 24개 있다. 2018년 7월 균열사고가 일어난 야탑10교나 이번에 붕괴사고가 발생한 정자교처럼 또 다른 교량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 실제 정자교와 1㎞ 정도 떨어진 불정교의 보행로 일부 구간이 육안으로 식별될 정도의 침하가 확인됐다. 성남시는 긴급 육안점검 후 불정교 통행을 통제한 상태다.
준공된 지 30년 된 노후화한 분당 신도시 기반시설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1기 신도시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는 분당뿐만이 아니다. 고양시에서도 지반침하 사고가 지난 5년간 30건 발생했다. 특히 1기 신도시인 일산 동구에 집중됐다. 1기 신도시의 교량·도로·상수도관·가스관 등 기반시설 노후 문제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총체적 안전점검과 보수·보강, 재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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