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압 때문에 수시로 정신 잃는 척수손상 환자 치료…‘2023 바이오 혁신상’ 받는다

이병철 기자 2023. 4. 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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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손상 환자에겐 치명적인 저혈압을 치료하는 삽입형 전기자극 장치가 지난해 가장 혁신적인 바이오 연구사례로 선정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7일(현지 시각) '2023 바이오 혁신상'의 수상자로 척수손상 환자에게 치명적인 저혈압을 치료하는 삽입형 전기자극 장치를 개발한 조던 스콰이어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연구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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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콰이어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 연구원 수상
척수 손상 환자, 혈관 조절 능력 떨어져 저혈압으로 기절 하기도
전기 자극으로 혈관 조절 능력은 물론 운동 능력도 개선
“척수 손상 환자들의 일상, 더 편리해지길”

척수손상 환자에겐 치명적인 저혈압을 치료하는 삽입형 전기자극 장치가 지난해 가장 혁신적인 바이오 연구사례로 선정됐다. 지금도 저혈압으로 하루 3~4번씩 정신을 잃고 있어 일상적 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평안한 일상을 되돌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7일(현지 시각) ‘2023 바이오 혁신상’의 수상자로 척수손상 환자에게 치명적인 저혈압을 치료하는 삽입형 전기자극 장치를 개발한 조던 스콰이어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연구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노보 노디스크 재단이 운영하는 바이오혁신연구소와 사이언스가 함께 제정한 상으로, 과학자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근본 문제에 대한 질문과 해결 방안을 제시한 연구자에게 주고 있다.

조던 스콰이어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 연구원. /University of Calgary

사이언스에 따르면 의사과학자인 스콰이어 연구원은 신체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척수 마비 환자들이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생활하는 것을 보고 이들의 일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대뇌에서 온몸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이 있는 척수는 인체의 신경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사고를 겪거나 종양이 생겨 척수가 손상되면 신체를 움직일 수 없고, 의지와 관계 없이 조절되는 자율신경계에도 문제가 생겨 저체온증이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

저혈압은 척수 손상 환자의 90% 이상에게 나타날 정도로 흔한 증상으로,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혈관의 수축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발생하는 기립성 저혈압이 대표적이다. 가볍게는 현기증·메스꺼움을 느끼는 정도지만, 심하면 기절하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스콰이어 연구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막외 전기자극(EES)’ 기술을 활용했다. 혈관을 조절하는 신경세포가 밀집해 있는 척추의 마지막 위치인 10번(T10)에서 12번(T12)에 전극을 심고, 전기 자극을 줘 혈관이 수축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래픽=손민균

스콰이어 연구원은 척수 손상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고, 저혈압으로 하루에 3~4번씩 실신을 하던 48세 여성 환자에게 이 장치를 이식했다. 약 3개월 후 여성의 저혈압은 완치됐고, 걷기 능력도 개선됐다. 현재는 임상시험을 통해 3명의 환자가 추가로 장치를 이식 받았고, 저혈압 증상과 보행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에는 같은 원리를 활용해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 9명이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콰이어 연구원은 “척수 손상 환자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운동 능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저혈압처럼 다소 사소해 보이는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위한 기술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 기술이 척수 손상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g7669

NEJM, DOI: https://doi.org/10.1056/NEJMoa2112809

Nature,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2-05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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