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이 노예무역 회사 주주…찰스 3세, 과거 연구에 협조키로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처음으로 왕실의 노예무역 역사를 밝히는 연구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왕실은 17∼18세기 선대 국왕들과 노예무역 간의 고리를 밝히는 연구를 지지하며, 왕실 자료 등을 제한 없이 개방하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맨체스터대와 영국 왕궁 관리 재단이 수행하는 이번 연구는 작년 10월 국왕 즉위 직후 시작됐으며 2026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영국 왕실이 노예무역 역사 연구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가디언지가 전했다.
왕실은 국왕이 조상들의 노예무역 과거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사안의 복잡성을 감안하면 최대한 샅샅이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왕이 지난해 영연방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해야 공통된 미래의 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왕실은 전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정식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가디언지는 1689년 윌리엄 3세가 노예 무역상인 에드워드 콜스턴으로부터 노예 무역회사 로열 아프리칸 컴퍼니 주식 1천파운드 상당을 받은 기록이 담긴 미공개 자료를 보도했다.
콜스턴은 2020년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때 브리스틀에 세워진 동상이 바다에 처박히면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과거 노예 무역상들은 물품을 싣고 아프리카 서부로 가서 노예와 교환한 뒤 대서양을 건너 미국과 카리브해 등의 농장에 이들을 팔았다.
애초 유럽 상인들이 시작했지만 이후엔 영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왕실은 다음 달 찰스 3세 대관식을 앞두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노예무역 과거 문제에 관한 유감 표명은 영연방 국가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지난해 자메이카에서는 윌리엄 왕세자 방문을 앞두고 과거 식민 지배와 노예무역에 관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자메이카 총리는 독립을 원한다며 공화국 전환 가능성을 꺼내기도 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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