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감독 경질 사태→역전 통합 우승 무산…처절했던 '새드 엔딩'

이종서 2023. 4. 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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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을 보고 왔다.

2023년 초 흥국생명 수뇌부는 돌연 권순찬 감독을 경질하는 선택을 했다.

아본단자 감독 선임 이후 흥국생명은 뒷심을 발휘했다.

흥국생명은 전 감독 경질 사태 이후 단 2개월만에 탄탄한 팀워크까지 앞세우며 정규리그를 역전 1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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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새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렸다. 3세트를 내준 흥국생명 선수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06/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밑바닥을 보고 왔다. 2022~2023시즌 흥국생명은 반전, 또 반전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흥국생명은 웃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물음표가 많았다. 김연경이 2년만에 복귀하면서 지난해 6위였던 흥국생명은 단숨에 상위권 전력으로 올라섰다.

불안 요소도 있었다. 확실한 세터의 부재 등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이원정을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가장 큰 문제는 팀에 있었다. 2023년 초 흥국생명 수뇌부는 돌연 권순찬 감독을 경질하는 선택을 했다.

구단은 "방향성이 맞지 않아서"라고 결별 사유를 밝혔다. 그룹 고위층의 선수 기용 개입 등 여러 논란이 일어났다. 선수단도 동요했다.

이영수 감독대행을 선임했지만, 1경기 지휘 후 팀을 떠났다.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선임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철회하면서 팀은 더욱 어수선해졌다.

김대경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면서 '대행의 대행'이라는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됐다.

마침내 2월 중순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선임을 결정하며 시즌 후반부에 코칭스태프 구성에도 마침내 안정감이 생겼다.

아본단자 감독 선임 이후 흥국생명은 뒷심을 발휘했다. 김연경과 과거 페네르바체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인연이 있기 때문에 서로 적응할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김연경과 옐레나라는 '투톱' 카드를 요긴하게 사용하면서, 이원정과 이주아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전 감독 경질 사태 이후 단 2개월만에 탄탄한 팀워크까지 앞세우며 정규리그를 역전 1위로 마쳤다. 1,2차전을 잡으면서 우승에 순풍이 부는 듯 했다. 그러나 3,4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고, 결국 5차전으로 향했다.

5차전. 흥국생명은 옐레나(35득점), 김연경(30득점)이 65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5세트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3-12. 박정아에게 일격을 당한 흥국생명은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마지막 희망을 살렸다. 그러나 마지막 박정아의 공격을 막지 못한 채 결국 승리를 내줬다.

박미희 감독이 지휘했던 2018~2019시즌 통합우승을 노렸지만, 결국 결과는 2년 전. 준우승의 아픔을 다시 한 번 느껴야만 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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