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희토류 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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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稀土類)는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린다.
스칸듐, 네오디뮴, 사마륨 등 화학적 성질이 유사한 17가지 물질을 묶어 지칭한 말인데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컴퓨터, 통신장비, 미사일, 인공위성 등 산업 전반에 다 쓰인다.
희토류 추출과정에서 엄청난 공해물질이 발생해 미국과 호주 등 주요국들이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차의 심장인 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며 휴대전화, 에어컨 등 가전제품, 항공기, 로봇 등 산업 곳곳에 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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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센카쿠열도 영토분쟁 때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일본은 잠시 굴복하는 듯했지만 수입선 다변화와 해외 채굴권 확보에 나서 2년 만에 대중 의존도를 90%에서 50% 아래로 낮췄다. 중국이 4년여 만에 수출금지를 풀어 희토류전쟁은 일본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중국이 이번에는 희토류 자석의 제조기술 수출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이 중국을 향해 미래산업의 쌀인 반도체 봉쇄에 나선 데 따른 보복 성격이 짙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차의 심장인 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며 휴대전화, 에어컨 등 가전제품, 항공기, 로봇 등 산업 곳곳에 다 들어간다. 네오디뮴 자석과 사마륨 코발트 자석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각각 84%, 90%에 이른다. 중국은 과거 단순한 희토류 채굴을 넘어 기술개발을 통해 제련, 합금, 모터제조 분야까지 장악했다. 이제 희토류가 석유와 천연가스에 필적하는 자원 무기로 진화한 것이다. 중국이 보복을 감행하면 세계 첨단산업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자원 빈국인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희토류 자석 수입에서 중국 비중이 88%에 달한다. 모터 수요가 많은 발전과 풍력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수출금지대상을 리튬, 흑연, 코발트, 망간 등으로 확대할 경우 국내 이차전지와 전기차,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혼돈에 빠질 수 있다. 민관이 미래산업의 성패를 가를 전략 광물과 공급망 확보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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