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Biz] 中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꿈틀대는 'K팝 관련주'
하이브 큐브엔터 등 가요기획사 주가 동반 상승세
실제 공연 재개까지 신중한 시각 필요도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하이브 등 국내 주요 가요기획사 관련주가 상승세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이후 8년간 명맥이 끊긴 K팝 가수들의 중국 활동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인 영향이다.
6일 하이브는 전 거래일 대비 7.50%(1만4300원)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2월 14일 종가(20만2000원) 이후 두 달여만에 20만 원대 주가로 복귀한 결과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종목명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JYP, JYP Ent.), YG엔터테인먼트(YG,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가요기획사도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SM은 전날보다 1.87%(1800원) 오른 9만8000원, JYP는 같은 기간 0.91%(700원) 오른 7만7900원, YG는 2.12%(1200원) 오른 5만7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와 FNC엔터테인먼트(에프엔씨엔터), RBW(알비더블유) 등 중대형 가요기획사도 이날 상승 마감했다. 특히 중국인 멤버 우기를 보유한 (여자)아이들 소속사 큐브엔터의 경우, 3월까지 1만 원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4월 들어 2만5000원 대까지 오르면서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가요기획사들의 동반 주가 상승은 K팝 콘텐츠의 큰 소비 시장을 보유한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조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문화여유국은 지난달 20일부터 외국 상업 공연의 신청 접수와 허가를 재개했으며 올해 들어 중국 동영상 웹 사이트 아이치이와 유쿠를 통해 한국 드라마인 '갯마을 차차차'와 '나의 해방일지'를 방영하기도 했다.
특히 2016년 SM 소속 그룹 엑소의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중국 본토에서 K팝 공연이 끊겼음에도 K팝 가수들의 음반 판매는 중국에서 높은 수요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2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음원 및 음반 시장에서 한국 가수 음반 수출액 5000만 달러(한화 약 600억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증권가도 중국의 한한령 해제 움직임에 따라 많은 한류스타를 보유한 국내 가요기획사들이 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KB증권은 중국 리오프닝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가요획사들의 주가 상승세를 두고 일시적일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국내 가요기획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며 공연을 확정한 후 준비하기까지 반년가량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은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와 달리 중국 가요 시장이 K팝 가수들의 주 무대가 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K팝 가수들의 인기가 중국과 일본 비중이 높았던 2010년대와 달리 최근 미국이나 유럽, 동남아, 중동까지 확대됐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예년과 다를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K팝 가수들의 증강현실(AR) 영상을 틀어주는 형태로 진행된 'K팝 AR 콘서트'가 티켓 오픈 20초 만에 매진되는 등 중국 K팝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다. K팝 가수들의 중국 현지 공연이 재개되면 기획사들의 매출이나 수익 증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K팝 가수들이 미국 빌보드에서 차트인을 하는 시대인 만큼 중국 비중이 과거만큼 높지 않고, 중국 현지 아티스트들도 엔데믹에 따라 중국 내 콘서트 등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K팝 가수들의 실제 중국 공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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