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초 '챔프전 리버스스윕 우승' 도로공사 김종민 "선수들에 감동받았어"[챔프 최종전]

[삼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사상 최초의 챔피언결정전 '리버스 스윕 우승을 이룬 한국도로공사 김종민(48)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KOVO

도로공사는 6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3승2패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도로공사는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2번째 별을 달게 됐다.

V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도 썼다. 도로공사는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 여자부 통틀어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리버스 스윕(2패 뒤 3연승)으로 우승한 팀이 됐다. '0%'의 확률을 깨고 왕좌에 오른 것이다.

도로공사는 캣벨이 32득점으로 팀을 이끌었고 박정아가 23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반면 흥국생명은 옐레나가 35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임한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기적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선수들에게 감동받으며 시합했다. 힘들어 하는 모습에 살살하라고 얘기하고도 싶었지만 눈빛은 살아있더라. 뒤에서 채찍질하며 끌고 갔던 것이 선수들의 경험과 어우러져 상대를 파악하게 된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 5세트 2연속 비디오 판독에 대해서는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블로커 터치아웃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진짜로 맞아서 놀랐다(웃음)"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확신한다는 생각은 5세트 14-13까지도 못했다 (박)정아의 몸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볍게 때리라고 한 것이 주효한 듯싶다. 경기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웃음). 상대 범실 덕에 도로공사 흐름으로 넘어왔다. 상대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기에 우리는 범실을 줄이자고 했던 것이 적중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날 팀 최다 32득점을 기록한 캣벨에는 "김연경을 박정아가 막든, 캣벨이 막든 쉽지 않아보였다. 박정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캣벨을 붙였는데 그것이 주효했다. 처음에는 캣벨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긴 시즌을 소화하기 불가능하다고 봤다. 터키 리그 시절 시합을 뛰지 않더라. 그래도 몸 상태를 체크하며 지켜봤다. 캣벨이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외인교체로 영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2017~2018시즌 첫 우승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첫 우승 때는 우승 후보였고 전력도 좋았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이번 시즌 도로공사는 처음부터 관심 받지 못했기에 선수들과 마음 편하게 준비했다. 선수들이 잘 버텨준 덕이다. 어느 팀에게도 이길 수 있고, 어느 팀에게도 질 수 있는 팀이기에 똘똘 뭉치자고 했다. 지금 와서 보니 페퍼저축은행에게 2패를 한 반면 챔프전에서는 흥국생명을 잡았다. 한 명의 뛰어난 선수는 없어도 6~7명이 뭉쳐서 단단한 팀이 됐다. 그것을 묶는 것이 세터 이윤정이라 많이 혼냈다. 지금은 간이 커졌고 멘탈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올 시즌 후 박정아, 배유나, 정대영, 문정원, 전새얀 등 5명의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FA로 풀리는 점에는 "다 같이 가고 싶다. 도로공사에서 7년째 감독을 하고 있는데 세터 빼고 멤버가 거의 그대로다. 한명이 빠지면 쉽지 않다. FA는 선수의 자유지만 구단에 잡아달라고 얘기는 할 것이다. 캣벨은 다음 시즌에 같이 가자더니 "No" 라고 하더라. 중간에 와서 3라운드 뛰는 게 최고라고 솔직히 얘기했다(웃음)"고 말했다.

올 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시즌 초반 박정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팀의 중반부 흐름도 좋지 않았다. 선수들이 잘 뭉쳐서 여기까지 왔고 흥국생명을 홈에서 이겼던 게 전환점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