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역전승 기적 女배구 역사 새로썼다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4. 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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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챔피언 2패후 3승
3위로 올라와 투혼 발휘
2연패 뒤 3연승을 달리며 극적으로 챔피언에 오른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서로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한국도로공사가 2위 현대건설에 이어 1위 흥국생명까지 꺾으며 기적을 써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대2(23-25 25-23 25-23 23-25 15-13)로 꺾고 통산 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원정 인천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패배한 뒤 김천에서 3, 4차전을 잡고 겨우 5차전까지 온 도로공사는 올 시즌 최다 관중(6125명) 기록이 세워진 인천에서 다시 한번 힘을 냈다. 상대 전적에서 1승5패 열세였던 흥국생명을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일궈낸 것이다. 남녀부를 통틀어도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내준 팀이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국생명 옐레나에게만 12점을 주며 1세트를 내준 도로공사는 2, 3세트를 내리 가져오며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3세트는 19대23으로 크게 밀린 상황에서 6득점을 연달아 내면서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연경과 옐레나가 분전한 흥국생명에 4세트를 내줬지만 5세트에서는 리드를 뺏기지 않고 추격을 막아냈다. 박정아의 득점이 터진 순간 역대 챔프전 최장 경기 시간(158분) 기록도 함께 세워졌다.

"기적을 기록에 남기느냐, 배구팬 기억에 잠시 스치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던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말대로 도로공사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덕분이었다. 외국인 선수 캣벨은 기자단 투표 33표 중 17표를 받으면서 MVP도 차지했다.

2008~2009시즌 이후 유럽, 중국 등에서 활약하다 14년 만의 우승을 노리던 '배구 여제' 김연경은 고지 바로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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