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1700억 배상" 결정에…쉰들러, 강제집행 절차 착수

현대엘리베이터, 무벡스 주식 2475만주로 대물변제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한상호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700억원 배상 확정 판결을 받아낸 승강기회사 쉰들러그룹이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쉰들러 측 소송 대리인은 전날 대법원에 집행문 부여를 신청했다. 집행문은 손배해상금을 강제집행하기 위해 확정 판결을 근거로 법원에서 발급받는 문서다.

집행문이 발급되면 쉰들러는 배상금을 받기 위해 현 회장과 한 전 대표의 재산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였던 쉰들러는 현 회장 등이 파생금융상품을 계약하면서 7000억원대의 손해를 입혔다며 주주대표소송을 냈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대표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경영진을 상대로 내는 소송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현 회장은 일부 파생상품을 계약할 때 필요성이나 손실위험성 등을 충분하게 검토하지 않아 대표이사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을 지급하고 한 전 대표는 이중 190억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현 회장이 내야 하는 배상금 1700억원과 지연이자를 현대무벡스 주식 2475만주(약 863억원) 대물 변제로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현 회장은 2019년 2심 선고 후 현대엘리베이터에 1000억원을 선수금으로 지급했고 법원에 200억원을 공탁한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공탁금 200억원 회수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