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이게 부산이다!…2030 엑스포 유치전, 분위기 바꿨나
부산시, 메타버스·탄소중립 등 차별화 ‘경쟁 우위’ 자평
실사단장 “정부·시민 하나 돼 유치 즐기는 곳은 부산뿐”
최대 라이벌 사우디는 ‘규모’ 강조…최종 결정은 11월에
6일 부산 광안리해변에서 펼쳐진 불꽃쇼를 끝으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실사가 마무리됐다. 실사단은 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한국은 경쟁국에 비해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나 이번 현지실사를 분수령으로 ‘역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6일 “이번 실사는 ‘Busan is ready(준비된 부산)’를 확실히 보여준 후회 없는 실사였다”고 말했다. 박은하 부산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장(전 주영대사)은 “비공식적으로 ‘한국, 부산, 북항이 엑스포를 치르기에 이상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국제적으로)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박람회는 5년마다 열리는 등록엑스포와 그 사이에 열리는 인정엑스포로 나뉜다. 2030년 부산에 유치하려는 엑스포는 등록엑스포로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불린다. 세계 3대 행사를 모두 치른 나라는 프랑스·미국·일본·스페인·독일·이탈리아 등 6개국뿐이다.
등록엑스포를 개최하면 내·외국인 방문객 3480만명, 경제파급효과 61조원(생산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조유장 부산시 2030엑스포추진본부장은 “박람회장은 우리가 제공하지만 참여하는 국가들이 경비를 전부 대고, 각 국가관을 만들기 때문에 개최 효과가 커진다”고 말했다.
이번 실사에서 부산세계박람회의 주제인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항해’를 제대로 전달해 호평을 받았다고 부산시는 자평했다. 실사단의 조사항목 14개 가운데 환경 분석, 개최 목표, 전시 표현, 개최지 조건, 예상 방문객, 숙박 계획 등에서 경쟁국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고 내다봤다. 나머지 항목들은 경쟁도시와 비슷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서울시민과 부산시민이 보여준 유치 열기(환경 분석)는 경쟁국을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부산역 환영행사, 5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K컬처 나이트’, 6일 광안리해수욕장 불꽃쇼에서 실사단은 탄성을 발했다. 음식 등 세심하게 배려한 손님맞이는 실사단의 마음에 그대로 전달됐다.
실제 파트릭 슈페히트 실사단장은 5일 시민단체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이 하나가 돼 유치를 염원하고 준비하는 곳은 한국, 부산뿐”이라며 “우리가 기대하는 엑스포는 이같이 시민이 주도하고 참여하고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메타버스를 통해 세계인이 함께하는 열린 엑스포(홍보 전략),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탄소중립 엑스포(전시 표현), 역대 최대 규모로 개도국을 지원하는 ‘함께하는’ 엑스포(개최 목표), 신기술 엑스포(개최 목표), K컬처를 활용한 문화 엑스포(예상 방문객), BIE 100주년 기념하는 역사기록 엑스포(전시 표현) 등 한국만의 6개 차별화 전략도 이번 평가에서 크게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5일 박람회장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을 찾은 실사단은 드론 모양의 도심항공기(UAM)에서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2030년의 부산세계박람회장을 날아다니는 체험을 했다. 이들은 기체에서 내린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실사단은 5월까지 실사보고서를 작성하고 6월 말 BIE총회에서 171개 회원국에 공개한다. 회원국은 이 보고서를 참고해 11월 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 주최국을 결정하는 투표를 한다.
앞서 실사단은 사우디 리야드(3월 1주), 우크라이나 오데사(3월 4주)를 실사했다. 실사단은 이탈리아 로마(4월 3주)에 대한 실사를 앞두고 있다.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는 박람회 주제를 ‘Together for a Foresighted Tomorrow(다 함께 미래로)’로 정하고, 허브공항과 도시철도 등 대규모 개발계획을 내세워 실사단의 호평을 받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박람회장은 와디(간헐천) 인근 600만㎡로 부산의 343만㎡보다 규모가 크고, 미래도시로 설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번 실사 기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벽면에 구현한 부산세계박람회 홍보영상에서 ‘부산 엑스포’라는 문구가 사라져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영상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부산의 새 물결’을 표현한 미디어아트로 BIE 실사단의 방한에 맞춰 상영됐다. 그러나 광고금지구역이라는 이유로 문구와 부산엑스포 로고가 삭제됐다.
또 부산시는 실사단 오찬행사에 초청한 시민단체를 공개하지 않아 ‘동원 행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행사 후 시민사회, 여성, 환경 등 다양한 단체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단체의 성격을 볼 때 “부산시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사람들만 불러모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탓에 이를 우려해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부 시민들은 “주요 매체에서 정치권 싸움은 온종일 보도하는 반면 국가차원 행사인 엑스포에 대해선 별로 언급하지 않아 전국적으로 엑스포 열기가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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