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본단자 감독 “도로공사 우승 자격 있다…김연경과 계속 함께했으면”[현장인터뷰]

흥국 아본단자 감독이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2023.04.06. 인천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기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패배를 인정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3(25-23 23-25 23-25 25-23 13-15)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밀리며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다. 1~2차전 승리 후 3~4차전을 모두 패하며 위기에 몰렸던 흥국생명은 안방에서도 또 패하며 첫 ‘역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지금까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후 3연패로 준우승에 그친 팀은 이번시즌의 흥국생명이 처음이다.

경기 후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세 경기에서 아마 여섯 세트에서 이기다가 역전 당해 패했다. 패인은 선수들이 그 순간을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범실이 너무 많이 나왔다.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 우리 팀은 김연경이 90%인 팀인데 혼자로는 우승할 수 없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상황을 보고 ‘우승하기를 두려워 한다’라고 말한다”라며 “도로공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승할 자격이 있었다. 축하한다. 운영을 더 잘했다. 좋은 선수들이다. 두 명의 센터가 훌륭하고 박정아도 좋다. 이윤정도 성장했다. 캣벨도 좋은 선수”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는 이상 제 전술을 보여드리기는 어렵다. 선수들에게 주문을 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좌우 공격수 점유율을 높이지는 않았다. 미들블로커를 활용하지 못했다. 패인 중 하나다. 부임 후 미들블로커, 백어택 비중을 높히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세터의 피지컬 문제도 있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선수들에게는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거의 가까운 점수로 졌다. 상대가 조금 더 운이 좋았다. 우리도 포기하지 않았다. 딱히 불운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시즌 도중 부임해 완벽하게 자신의 색깔을 입히지 못한 아본단자 감독은 “솔직히 시즌 막바지에 와 어려웠다. 적응하고 파악하는 게 힘들었다. 많은 것을 바꾸지 못했다. 노력은 많이 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졌다. 추구하는 배구는 서브, 블로킹, 수비와 연결 등 여러 면에서 달라져야 한다. 국내 배구는 과거에 조금 머물고 있는 것 같다. 한국 배구는 두 선수로만 경기를 풀어가는 느낌도 든다. 배구는 그보다 조금 더 다양한 선수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은퇴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연경의 거취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여기 남아 뛰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 팀에는 잠재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김연경이 있어야 그 선수들도 잘 키울 수 있다. 김연경은 키플레이어라 젊은 선수들과 함께 지도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V리그에서의 첫 번째 시즌을 마감한 그는 “한국에 남아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을 보고 잠시 이탈리아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후 복귀할 것이다. V리그를 조금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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