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1억 뛰었다”...미분양 아파트값도 끌어올린 ‘반세권’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33% 하락했다. 지난주(-0.24%) 대비 0.09%포인트(p) 내리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29% 뛰었다. 지난주(0.43%)에 이어 2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침체장에서도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개발 호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정부가 용인시 남사읍과 이동읍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부동산 가치가 재평가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개발 예정지 인근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한 달 사이에 1억원 이상 오르고,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반도체 단지와 가까운 입지를 뜻하는 ‘반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주택거래뿐만 아니라 토지거래도 증가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아곡리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5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4일 4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달 24일(4억7000만원)과 지난 1일(4억5000만원)에 이어 4억원대 거래가를 유지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가(3억6000만원) 대비 1억원가량 뛴 것이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완장리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6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9일 4억80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맞았다. 지난 2월 거래가(3억5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지난 2021년 11월 최고가(5억1500만원)에 가까워지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송전리 ‘송전마을세광엔리치타워’ 전용 84㎡도 지난달 25일 3억6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가(2억8300만원)과 비교해 7700만원 상승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 기준 호가는 4억원까지 치솟았다.
메머드급 아파트인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2·3·4·5·6단지에서는 올해 2월 이후 체결된 매매거래 123건 가운데 31건이 계약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거래량의 4분에 1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대부분 집주인들이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한 사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단지들은 과거 청약 당시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도시 개발이 되지 않아 논과 밭이 보였고 교통도 불편해 부동산 호황기를 앞둔 시기에도 분양률이 40%에 불과했다. 오죽하면 ‘한숨시티’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였다.
근방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고객 방문과 문의 전화가 이렇게 많이 온 것이 참 오랜만”이라며 “매수인들은 집도 안 보고 계약하고, 집주인들은 매도 적기를 재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앞서 대전시 유성구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되자마자 1700가구가 넘는 ‘포레나 대전학하’가 미분양 물량을 모두 소진하고 완판을 기록했다”며 “대규모 산업단지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유입과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주거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미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달 20일부터 남사읍과 이동읍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대지지분 60㎡을 넘는 부동산 거래 시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 취득 시에는 2년간 실거주가 의무다.
여기에 인프라가 구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예정일이 오는 2042년이다.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때까지 열악한 교통망과 부족한 편의시설을 견뎌야 하는 것은 주민들의 몫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단기간 급등한 주택가격은 되돌림 현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볼 수도 있어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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