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NBA MVP 레이스…물 오른 엠비드? 그래도 요키치?

윤은용 기자 2023. 4. 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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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고 센터 둘 ‘자존심 대결’
‘후반기 맹폭’ 필라델피아 엠비드
지난 2년 2인자…설움 깰지 주목
‘MVP 3연패’ 노리는 덴버 요키치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 달성 관심

2022~2023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최우수선수(MVP)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역대 4번째 MVP 3연패에 도전하는 니콜라 요키치(28·덴버)와 생애 첫 MVP 수상을 기대하는 조엘 엠비드(29·필라델피아), 두 센터 간의 자존심 싸움이 시즌 막판까지 불을 뿜고 있다.

NBA 사무국이 지난 5일 발표한 MVP 후보 랭킹에 따르면 요키치가 1위, 엠비드가 2위에 올랐다. MVP는 기자단 투표로 뽑기 때문에 이 순위가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난달부터 요키치와 엠비드가 이 랭킹에서 1·2위를 놓고 다투는 것을 보면 MVP는 둘의 각축전으로 압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두 시즌 연속 MVP를 차지한 요키치는 이번 시즌에도 중반부터 엄청난 활약으로 MVP 3연패가 유력해 보였다. 그런데 엠비드가 시즌 후반부 맹활약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고, 지난달 17일 발표에서 NBA 사무국이 처음으로 엠비드를 요키치 위에 올려놓으며 MVP 레이스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지난달 28일 열린 덴버와 필라델피아의 맞대결에서 엠비드가 휴식을 이유로 결장한 사이 요키치가 25점·17리바운드·12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 팀에 116-111 승리를 안기며 요키치 쪽으로 다시 분위기가 기우는 듯했는데, 5일 열린 필라델피아와 보스턴 간 경기에서 엠비드가 52점·13리바운드의 괴물 같은 활약으로 팀의 103-101 승리를 이끌며 다시 분위기가 반전됐다. 같은 날 덴버가 서부콘퍼런스 최하위 휴스턴에 103-124로 완패하고, 요키치도 14점에 그치는 등 부진한 것도 한몫했다. 독 리버스 필라델피아 감독은 보스턴전 후 “MVP 경쟁은 끝났다”며 엠비드를 공개 지지했는데, 미국 CBS스포츠도 “리버스의 말이 옳다. MVP 경쟁은 완전히 끝났다”며 리버스에 힘을 실었다.

엠비드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요키치에 밀려 MVP 투표 2위에 그쳤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평균 33.3점의 가공할 득점력을 앞세워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4.8점인 요키치보다 9점가량 앞선다. 특히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올랐던 엠비드가 이번 시즌 역시 득점 1위 타이틀을 차지하면 1974~1975시즌부터 득점왕을 2연패했던 밥 매커두 이후 처음으로 득점왕 2연패를 달성하는 센터가 된다.

요키치도 팀을 서부콘퍼런스 1위로 이끄는 등 활약은 엠비드 못지않다. 다만 ‘MVP 3연패’가 주는 상징성이 워낙 크기에 이번 수상을 위해서는 더 큰 업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MVP 3연패는 윌트 체임벌린, 빌 러셀, 래리 버드 3명만이 이름을 올려놓은 고지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조차 달성하지 못한 엄청난 기록이다.

다행히 요키치도 MVP 3연패를 위한 확실한 ‘카드’는 있다. 요키치는 현재 평균 24.8점·11.9리바운드에 어시스트 9.8개를 기록하며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NBA 역사상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은 오스카 로버트슨이 1회, 러셀 웨스트브룩이 4번 달성했는데 이들은 전부 가드였다. 요키치가 이번 시즌 남은 3경기를 통해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작성한다면 센터와 포워드로는 최초 달성인 만큼 MVP 3연패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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