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지만…김연경, 계산에 없던 새드엔딩

김주희 기자 2023. 4. 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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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에 더욱 간절했던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봄 배구가 새드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배구 여제' 김연경도 무너져가는 흥국생명을 구할 수는 없었다.

김연경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 당시 V-리그 최고 스타로 꼽히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와 함께 흥국생명의 독주 체제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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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4년 만의 V-리그 우승 꿈꾼 김연경, 도로공사에 막혀 준우승

[인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6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1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스파이크 하고 있다. 2023.04.06. kgb@newsis.com

[인천=뉴시스]김주희 기자 =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에 더욱 간절했던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봄 배구가 새드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 스코어 2-3(25-23 23-25 23-25 25-23 13-15)로 졌다.

역대 여자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먼저 잡고도 우승하지 못한 팀은 흥국생명이 처음이다. 이전 5개 팀은 1, 2차전 승리 후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흥국생명은 2승을 가볍게 따냈지만 이후 3, 4차전을 허무하게 내리 져 벼랑 끝에 몰리더니 5차전마저 내줬다.

'배구 여제' 김연경도 무너져가는 흥국생명을 구할 수는 없었다. 김연경은 이날 30점을 쓸어담으며 모든 힘을 쏟았지만, 한국도로공사의 우승을 막을 수는 없었다.

14년 만의 V-리그 왕좌 탈환도 무위로 돌아갔다.

데뷔 시즌이던 2005~2006시즌 팀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김연경은 이듬해도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2008~2009시즌에도 팀의 챔프전 우승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V-리그를 정복한 김연경은 이후 해외로 시선을 돌렸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을 누비며 여전한 배구 여제의 아성을 떨쳤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우승 도전이 언제나 해피엔딩이었던 것은 아니다.

김연경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 당시 V-리그 최고 스타로 꼽히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와 함께 흥국생명의 독주 체제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순항하던 흥국생명은 당시 팀내 불화설로 휘청이다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며 날개가 꺾였다.

결국 그해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2위에 그쳤고, 챔프전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정상 등극에 실패한 김연경은 이후 다시 중국 리그로 떠났다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돌아온 배구여제의 기량은 여전했지만 흥국생명의 시즌은 순탄치가 않았다.

현대건설과 선두 다툼을 하던 흥국생명은 지난 1월 초 갑작스레 권순찬 감독을 해임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연경은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여러 상황이 있지만 지금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이런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놀랍다"며 불편한 마음을 내비쳤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베테랑 김연경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이끌어야 했다.

쉽지 않은 도전 속에 흥국생명은 시즌 막바지 현대건설을 넘어 1위로 도약했다. 2월 말에는 외국인 사령탑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을 선임해 대행 체제를 끝내고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연경의 거취는 이번 시즌 V-리그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김연경은 시즌 중 "은퇴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선수 생활 마무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수 생활을 연장한다 하더라도 이번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만큼 흥국생명과 동행을 확답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여정이었기에 올해 봄은 김연경에게 더욱 소중했다.

챔프전 1, 2차전을 거머쥘 때만 해도 '해피 엔딩'이 눈 앞으로 다가온 듯 보였다. 그러나 우승 피날레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끝내 주어지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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