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외면하는 정치권에 변화 일으키겠다”
‘신인’으로 기성 정치인 꺾어
비정규직·택배 등 노동운동
민주당 텃밭서 진보당 ‘깃발’
전북 전주을에서 진보당 후보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강성희 의원(50)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무명의 정치 신인에 불과했던 강 의원은 불과 2개월여 만의 선거운동으로 막강한 현역 정치인들을 꺾으면서 여유 있게 당선됐다.
전북은 민주당 텃밭으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 당선했던 강동원 전 의원(남원·순창) 이후 11년 만에 진보 정당이 깃발을 꽂게 됐다.
강 의원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활동가로 30년을 보냈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휘문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전주에 터전을 잡은 지는 20년이 됐다.
강 의원은 “어린 시절은 교회와 학교만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1991년 대학에 입학해 처음 만났던 ‘5·18 광주’ ‘민주화’ 이런 말들이 인생을 바꿔놓았다”며 “대학 졸업 후 소외당하고 어려운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노동운동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첫 직장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는데, 당시 이곳에선 비정규직을 이름 대신 ‘어이’ ‘업체’라고 불렀다고 한다. 강 의원은 이런 불합리한 처우를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앞장섰다. 그 과정에서 파업으로 수배와 구속을 당하고 각종 벌금에 20억원의 손배가압류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의 10년 투쟁과 노력으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800명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강 의원은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고 기뻤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규직이 된 후 강 의원은 현대자동차를 퇴사하고 택배노동자가 됐다. 그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활동하면서 법을 바꾸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강 의원은 “전주을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 지역구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출마 계기로 대출금리 인하 운동을 꼽는다. 지난해 대출금리 인하 운동을 하면서 지역 상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상인들은 ‘너무 힘들다’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내팽개치고 권력 놀음에 빠져 있고 정치권도 나 몰라라 하는 현실에 새로운 변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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