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5선발 데이’···문동주·김동주·강효종, 한국야구 ‘미래’를 던졌다
국내파 선발 입지 축소 속 5선발 ‘희망’
무실점 릴레이 피칭…승리와 미래 사냥
올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가운데 국내투수는 김광현(SSG)과 안우진(키움) 둘뿐이었다. 다른 8개구단은 외국인투수를 새 시즌 에이스로 내세우며 개막전 선발로 기용했다.
유별난 일은 아니었다. KBO리그 선발 마운드는 외국인투수들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대부분 구단이 외국인투수 2명을 선발진의 원투펀치로 계산하고 시즌을 준비한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선발승으로 444승이 기록된 가운데 38%에 이르는 169승이 외국인투수들에 의해 달성됐다. 올시즌 또한 10구단 선발진 구성을 고려하면 비슷한 비율의 외국인투수 선발승이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4월6일은 올해 KBO리그 개막 이후 가장 중요한 날일 수 있었다. 이날은 5선발 데이로 꽤 많은 팀이 구단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투수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각팀 감독들 또한 ‘기대 반, 걱정 반’ 속에 내세운 투수들이 희망을 던졌다. 비 때문에 문학 롯데-SSG전과 수원 KIA-KT전이 취소된 가운데 대구 한화-삼성전에서는 한화 선발 문동주(20)가 5이닝을 1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첫승 달성과 함께 8-1 대승도 이끌어 팀의 개막 3연패도 끊어냈다.
데뷔 첫 시즌인 지난해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 5.65로 프로 맛을 본 문동주는 올시즌 일찌감치 5선발로 낙점돼 차분히 시즌을 준비한 가운데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으로 159㎞를 찍으면서 5이닝을 투구수 70개로 막아냈다. 패스트볼 31개에 커브(26개), 슬라이더(10개), 체인지업(3개) 등 변화구도 적절히 섞어 던지는 안정감을 보였다.
잠실 NC-두산전에서는 또 다른 ‘동주’ 김동주가 일을 냈다. 김동주(21)는 2021년 두산에 입단한 프로 3년생 선수로 외국인투수 딜런 파일이 골타박상으로 시즌 합류가 미뤄진 가운데 5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지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실제 김동주는 감독의 마음을 빼앗을 만큼 강단 있는 피칭을 했다.
김동주는 NC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7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 93개를 기록하는 스태미너를 보이며 삼진도 7개나 잡아냈다. 키 190㎝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패스트볼이 일품은 김동주는 최고 구속으로는 150㎞를 찍었다. 두산은 김동주의 호투를 발판으로 6-2로 승리했다.
5선발이 맞붙은 고척 경기도 눈부셨다. 승리는 LG 선발 강효종(21)에게 돌아갔지만, 키움 장재영(21) 역시 가능성 있는 피칭을 했다. 강효종은 5이닝 동안 3안타 4볼넷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삼진 4개를 잡는 등 고비를 잘 넘어가며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장재영은 4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준 것이 나빴지만 4안타 3실점으로 그런대로 경기 초반을 버텼다. 최고 155㎞까지 나온 패스트볼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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