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가 완성한 대역전극, 흥국생명 제압하고 챔프전 우승

기사내용 요약
1, 2차전 패한 도로공사, 3~5차전 잡고 챔프전 제패

[인천=뉴시스]김주희 기자 = 유쾌한 반란을 일으킨 한국도로공사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5차전에서 흥국생명에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이겼다.

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흥국생명을 밀어내고 최후의 승자로 우뚝 섰다.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군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정복한 챔프전 정상이다.

도로공사 캣벨은 이날 32점으로 맹활약했고, 박정아도 23점을 쓸어담았다. 배유나는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8점을 지원했다.

그야말로 대역전극이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한국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3전2승제)에서 2위 현대건설을 2승으로 누르고 챔프전에 올랐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인천에서 치러진 챔프전 1, 2차전을 모두 패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패한 여자부 5개 팀은 모두 우승에 실패했다.

도로공사는 달랐다. 홈인 김천에서 치른 3, 4차전을 연거푸 따내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1, 2차전을 패한 팀이 3, 4차전을 잡아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온 것도 한국도로공사가 처음이다.

도로공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최후의 승부인 5차전까지 차지하며 1, 2차전을 패한 뒤 역전 우승을 일궈낸 역대 최초의 팀이 됐다.

여자부 정규리그 3위의 우승은 2007~2008시즌 GS칼텍스, 2008~2009시즌 흥국생명 이후 3번째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4년 만의 통합우승에 도전했지만 도로공사의 기세에 눌렸다.

1, 2차전을 따내고 손쉽게 통산 4번째 통합우승을 일구는 듯 했던 흥국생명은 뛰어난 수비를 앞세워 반격에 나선 도로공사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는 시즌 최다인 6125명의 관중이 들었다. 흥국생명의 이번 시즌 7번째 매진이다.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3경기는 물론 챔프전 1, 2차전까지 이번 시즌 인천에서 치른 경기에서 모두 졌지만, 이날 6125명의 관중 앞에서 인천 5연패를 끊고 포효했다.

1세트는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옐레나를 앞세워 점수를 쌓은 흥국생명은 19-12로 달아났다.

도로공사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캣벨의 활약으로 맹추격했고 15-20에서 연속 5득점하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흥국생명 김나희가 캣벨의 공격을 가로 막아 도로공사의 흐름을 끊었고, 22-21에서는 옐레나가 오픈 공격에 이은 서브 득점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어 옐레나의 후위 공격으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는 정반대의 흐름이 펼쳐졌다.

도로공사는 12-12에서 배유나, 켓벨의 연속 득점으로 17-12로 차이를 벌렸다.

이번에는 흥국생명이 뒤쫓았다. 16-20에서 연속 4점으로 동점에 성공했고, 21-23에서 김연경의 퀵오픈, 옐레나의 오픈 공격으로 23-23을 만들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퀵오픈으로 다시 앞선 뒤 배유나의 블로킹으로 2세트를 정리했다.

도로공사는 막판 뒤집기로 3세트까지 챙겼다.

김연경을 막지 못하며 끌려가던 도로공사는 16-19에서 박정아의 퀵오픈으로 2점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자 흥국생명이 흔들렸다. 흥국생명은 23-19에서 배유나의 오픈 공격을 허용한 뒤 옐레나, 김미연의 공격이 연거푸 빗나가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도로공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캣벨의 오픈 공격으로 23-23 균형을 이뤘고, 옐레나의 공격 범실에 역전했다.

기세를 탄 도로공사는 캣벨의 퀵오픈으로 25점째를 채웠다.

위기에 내몰린 흥국생명은 접전 끝에 4세트를 잡고 세트 균형을 이뤘다.

20-21에서 김연경의 시간차와 오픈 공격으로 점수를 챙긴 흥국생명은 23-23에서도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한 점을 따냈다. 이어 옐레나의 오픈 공격으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이어진 승부에서 웃은 건 '뒷심의' 도로공사다.

도로공사는 4-3에서 캣벨의 퀵오픈, 배유나의 블로킹으로 차이를 벌린 뒤 7-6에서 박정아의 연속 득점으로 흥국생명을 따돌렸다.

아슬아슬 앞서가던 도로공사는 13-12에서 박정아의 오픈 공격이 옐레나의 손을 맞고 나가며 챔피언십 포인트에 도달했다. 14-13에선 박정아가 퀵오픈으로 기적 같은 승리를 완성했다.

흥국생명 옐레나는 이날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35점을 따내고, 김연경도 30점으로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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