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우영 작가, 8년간 '검정고무신' 사업 수익은 단돈 2300만원 ['실화탐사대' 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실화탐사대' 故 이우영 작가의 '검정고무신' 저작권 사태를 조명했다.
6일 밤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故 이우영 작가의 이야기가 조명됐다.
이날 지난 3월 11일 세상을 떠난 이우영 작가의 동생이자 '검정고무신'을 함께 그린 동생 이우진 작가가 '실화탐사대' 인터뷰에 응했다.
이우진 작가에 따르면 2007년 장 대표라는 인물이 형제에게 접근해 캐릭터 사업을 제안했다. 이후 '검정고무신'은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개봉 등을 비롯해 다수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 형제는 장 대표로부터 이러한 내용을 전혀 공유받지 못했다고. 심지어 이우진 작가는 "수익 같은 건 정말 누구한테 얘기하기가 창피할 정도"라며 '검정고무신'의 흥행과 별개로 이들 형제가 생활고를 겪었음을 고백했다.
심지어 '검정고무신'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지만, 형제들은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우진 작가는 "어느 업체든 계약을, 장대표와 하는 것을 좀 보고 싶다고 이우영 작가가 요구했다. '작가들이 그걸 알아서 뭐 해'라는 핀잔을 듣고 단 한 번도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법원에서 제출하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것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실제 사업권 설정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글, 그림 작가는 저작물 서비스에 관한 정산 및 서비스 정보를 열람할 권한이 있다.
심지어 장 대표 측은 2019년 형제에겐 저작권 침해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한 책 목록엔 장 대표와 형제가 계약 전 출판된 책이나 동명이인의 작품도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형제와 뜻을 모았던 글 작가도 장 대표에게 회유돼 이들에게 등을 돌렸다.
이에 '실화 탐사대' 제작진은 장 대표가 운영 중인 A대행업체를 찾아갔다. 이에 대해 A 대행업체 관계자는 "저희는 어떻게 보면 나쁜 사람처럼 비춰졌다. 오히려 저희가 피해자"라며 "소송도 저희가 주체가 아니다. 원작자 네 분의 소송이다. 대표님이 같다 보니 엮인 거다. 실제로 A 대행 업체는 원작자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 김성주 변호사는 세 차례에 걸친 사업권 설정계약서에 주목했다. 1, 2차 계약서엔 글, 그림 작가들만이 저작권자를 가진 것과 달리 3차 계약서엔 장 대표도 원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음이 적혀있다.
심지어 글, 그림 작가는 장 대표에게 '검정고무신' 저작권에 대한 양도 각서까지 작성했다. 이에 대해 김성주 변호사는 "이거에 따른 정당한 대가는 따로 없다"고 꼬집었다.
해당 양도 각서를 작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우진 작가는 "(장 대표가) 사업을 하려면 사업자 대행으로 어렵다, 저작권을 좀 달라고 했다"며 "사업대행을 하니 잘 모르는 입장에서 영업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준 거다. (캐릭터 사업) 수입에 대한 지분이 저작권이라는 이름으로 둔갑됐다"고 호소했다.
특별한 대가 없이 원작자들의 대표가 된 장 대표는 계약서 내용에 따라 A 대행 업체와 계약했다. 그러나 A 대행 업체 대표 역시 장 대표다. 현재 '검정고무신' 사업 대부분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A 대행 업체다.
실제로 이우영 작가는 2014년~2021년까지 '검정고무신'으로 얻은 수익은 단 1900만원이다. 이어 2022년까지는 2300만원이었다.
아울러 김성주 변호사는 "1차, 2차 사업권 설정계약서만 해도 계약기간이 5년이었다. 그런데 3차 사업권 설정계약서를 보면 계약 기간 자체가 없다"며 "무기한으로 작가가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고 사업체 측에서 영구히 '검정고무신'에 대한 저작재산권, 이른바 사업권으로 표현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하는 게 된다"고 계약서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와 관련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나라는 권리의 양도를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그걸 요구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용인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우영 작가 사태는 이후에도 똑같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고 웹툰뿐만 아니고 웹 소설이든 또 음악이든 반복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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