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도로공사, 흥국생명 꺾고 '리버스 스윕' 달성…5년 만에 'V2'
(인천=뉴스1) 이재상 안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0%의 확률을 뚫고 기적을 썼다. 1~2차전을 내준 뒤 3~5차전을 내리 따내는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며 2017-18시즌 이후 5년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이겼다.
인천에서 열린 1~2차전을 내줬던 도로공사는 김천에서 3~4차전을 잡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이날 극적인 승리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남녀부 통틀어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내준 팀이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부에서는 종전 1~2차전을 이긴 팀이 5차례 모두 우승을 차지했는데 6번째 만에 기록이 깨졌다.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3위로 우승까지 오른 3번째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7-08시즌 GS칼텍스, 2008-09시즌 흥국생명에 이어 3번째 기록이다.
반면 흥국생명은 5번째 우승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김연경은 2020-21시즌 준우승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 고지를 간발의 차로 오르지 못했다. 김연경은 2008-09시즌 이후 14년 만의 우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32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배유나(18점)와 박정아(23점)도 힘을 냈다. 반면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35점, 김연경이 30점을 냈으나 뒷심 부족으로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초반 흐름은 흥국생명이 앞섰다. 11-10으로 팽팽한 흐름 속에서 조금씩 흥국생명이 힘을 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가 경기 초반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옐레나는 1세트에 12점, 공격성공률 57.89%로 펄펄 날았다.
흥국생명은 세트 중반 상대 문정원의 범실과 이주아의 블로킹, 이원정의 블로킹 등을 묶어 15-11로 달아났다.
도로공사가 22-21까지 추격했으나 옐레나의 스파이크와 서브에이스가 터지며 리드를 놓치지 않았고, 24-23에서 옐레나의 백어택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2세트부터 배유나와 박정아가 살아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20-16에서 흥국의 반격에 고전하며 동점을 내줬으나 곧바로 박정아, 배유나의 연속공격으로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24-23에서 김미연의 오픈을 배유나가 막아내며 세트스코어 1-1이 됐다.
승부처였던 3세트에서 엄청난 뒤집기 쇼가 펼쳐졌다.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에 19-23으로 뒤지던 도로공사는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배유나의 오픈과 상대 범실을 묶어 조금씩 격차를 줄인 도로공사는 캣벨의 퀵오픈으로 23-23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를 탄 도로공사는 상대 범실에 이어 캣벨의 마무리로 3세트에서 대역전승을 따냈다.
4세트도 혈투의 연속이었다.
도로공사가 앞서가면 곧바로 흥국생명이 반격하며 살얼음판 승부가 펼쳐졌다. 흥국생명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23-23에서 에이스 김연경이 퀵오픈으로 리드를 잡았고, 옐레나의 오픈으로 승부를 최종 5세트로 끌고 갔다.
끝장 승부에서 웃은 쪽은 도로공사였다. 도로공사는 5세트 초반 캣벨의 스파이크와 배유나의 블로킹으로 6-3으로 앞섰다.
흥국생명도 밀리지 않고 추격했지만 7-6에서 박정아가 온 힘을 다해 스파이크를 내리 꽂으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9-6으로 앞서간 도로공사는 고비마다 캣벨의 스파이크로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흥국생명도 김연경의 스파이크로 추격했으나 뒷심이 아쉬웠다. 도로공사는 12-10에서 배유나의 이동공격으로 승기를 잡았고, 13-12에서 박정아의 결정적인 터치아웃 공격으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결국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쳐내기로 극적인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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